◎불가소식 당황,청와대기류 탐색/50분간 만남서 사면건의는 안해모두 급했다. 탈출구는 하나밖에 없었다. 문제의 두 당사자가 만나 해결하는 것밖에 다른 해결책이 없었다.
2일 저녁 청와대 대통령관저에서 이뤄진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회동은 이런 배경위에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하오 9시10분부터 10시까지 50여분동안의 회동이 끝난뒤 이대표는 청와대를 나와 수행한 하순봉 비서실장에게 회동결과를 설명했다. 하실장은 이를 다시 당사에 대기하고 있던 이사철 대변인에게 넘겨 언론에 알리도록 했다.
이대표는 『최근의 두 전직대통령 사면건의에 대한 취지와 내용을 김총재에게 설명했다』고만 밝혀 이날 회동에서 사면건의가 없었음을 확인했다. 반면 김대통령은 사면에 대한 자신의 부정적 입장을 분명하고도 뚜렷하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져 이날 대화의 주도권이 김대통령에게 있었음을 알게했다.
비록 이대표에게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회동성사를 위해 청와대와 이대표의 참모들은 하루종일 전방위 접촉을 가지면서 긴박하게 움직여야 했다.
이날 회동의 직접 계기는 상오에 공식발표된 김대통령의 「추석전 전·노씨 사면불가」방침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신한국당 이대표진영은 그야말로 벌집쑤셔놓은 듯 일순간에 「혼돈」상태에 빠졌다. SBS교양프로 출연을 위해 상오 8시30분께부터 일산 탄현 SBS스튜디오에 나가있던 이대표는 하순봉 비서실장으로부터 간략한 보고를 받곤 대책협의의 시간도 갖지 못한 채 생방송에 임해야 했다. 낮12시가 다 돼서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이대표는 곧바로 예정돼 있던 향군묘지기공식 참석을 위해 경북 영천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대표가 지방에 내려가 있는 동안 서울에 남아있던 참모들은 기민하게 움직였다. 하실장, 서상목 의원 등 측근들은 저마다 청와대측 「창구」와 접촉해 김대통령의 사면불가 방침 결정 배경을 탐문하면서 대책을 상의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강삼재 사무총장도 갈등봉합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해결의 가닥은 하오들어 의외로 쉽게 잡혔다. 청와대 관계자나 이대표 진영이나 모두 『파문이 더 확산되기 전에 오늘(2일)안으로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직접 만나 해결할 수 밖에 없다』는 데 의견을 접근시켰다.
이대표 진영의 최종의견은 하오 2시부터 여의도 부국증권 이대표 후원회 사무실에서 긴급소집된 원내·외 측근 구수회의에서 도출됐다. 측근들은 1시간30여분동안의 회의를 통해 『오늘안으로 이대표가 대통령을 만나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곧이어 영천에 내려가있던 이대표와 전화통화를 갖고 이를 정식건의했고 이대표는 『내 생각도 같다. 즉각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한 측근은 말했다.
이대표가 결정을 내리자 하실장은 이해순 청와대의전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이대표의 대통령면담 요청을 전했다. 이를 받은 이수석은 곧바로 김대통령에게 이대표의 면담요청을 전했고 김대통령도 이를 수용, 결국 이대표가 대구에서 올라온 직후인 하오 9시10분에 두 사람이 대좌키로 결정됐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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