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 열·성·혼 묘사한국만화가로는 처음으로 일본에 작품을 수출한 오세호(39)씨가 「수국 아리랑」(전 3권, 서울문화사 발행) 한국어판을 냈다.
이 작품은 일본 고단샤(강담사)가 발행하는 만화주간지 「모닝」에 91년부터 연재돼 연재만화 인기순위 5위를 기록했으며 일어판 단행본도 나왔다. 때묻지 않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한 마을이 외지인들의 분재·수석 채취로 깨져나가는 과정을 그린 「용의 알」, 한국 여인의 한없는 기다림을 애닯게 묘사한 「흑산도」, 심마니들의 애환을 그린 「심」 등 단편을 모은 것이다. 당시 일본에서 『열과 성과 혼이 담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87년 「모델 수업」이라는 만화를 연재한 지 10개월쯤 됐을 때 고단샤에서 연재를 제의해왔습니다. 그 출판사 만화부편집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낚시만화를 해보는 게 어떠냐고 해서 바로 「모닝」지에 「낚시」를 연재했지요. 제가 낚시광이었거든요. 일본에는 유명한 낚시만화가 몇가지 있는데 한국에도 이런 만화가 있을 줄 몰랐다고 하더군요. 한국의 자연과 사계절, 한국낚시꾼의 정서같은 것이 신선했던 모양입니다』
오씨는 스토리 짜기와 그리기 등 모든 작업을 혼자 한다. 그림은 거의 붓으로 그린다. 그런 만큼 그의 작품에서는 심혈을 기울인 장인의 세심함이 느껴진다. 만화왕국 일본에서 먼저 유명해진 오씨는 요즘 만화가 기소 사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우리도 만화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꼭 폭력이나 섹스를 소재로 하지 않더라도 진짜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통한다고 봅니다. 옥석을 가리지 않고 만화가를 도매금으로 음란저질로 몰아서는 곤란합니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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