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화제에 ‘교코’ 출품/원작소설 번역출간도일본 전후문학의 대표적 작가의 한 사람인 무라카미 류(45·촌상룡)가 자신이 감독한 영화 「교코(경자)」를 출품한 부천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참석차 내한했다. 원작소설인 「교코」도 번역출간됐다(민음사 발행).
무라카미 류는 그보다 훨씬 더 국내에 잘 알려져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촌상춘수)와 함께 일본의 젊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하루키가 류에 자극받아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고백한 적도 있다.
「교코」는 그의 이전 작품과는 구별되는 상당히 「건전한」 작품이다. 이 소설에는 섹스도 마약도 사도마조히즘(SM)도 전쟁도 등장하지 않는다. 미군기지촌 주변에 살다 8살 때 호세 코르테스라는 히스패닉계 미군으로부터 댄스를 배운 교코. 소설은 어릴 적 양친을 잃은 교코가 그의 춤에서 「무슨일이 있어도 이것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구원을 얻고 21살 때 호세를 찾아 미국으로 간다는 이야기다. 소설의 형식이 재미있다. 교코가 뉴욕에서 쿠바까지 호세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가 도중에 만난 사람들이 화자가 되어 묘사된다. 영화에 어울리는 구성이다. 작가는 『폐쇄적 상황을 견디지 못해 자신을 해방시키면서 새롭게 살아보려는 사람들이 교코의 모습에서 구원을 얻기 바란다』고 말하고 있다.
76년 마약과 섹스에 탐닉하는 젊은 군상의 모습을 충격적으로 그린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로 아쿠타가와(개천)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무라카미 류는 이후 영화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표작 「코인로커 베이비스」 「69」 등도 국내에서 번역됐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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