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업체 인수·합작 세계시장진출 추진임경춘 삼성자동차 부회장은 2일 『해외자동차업체를 인수하거나 합작 설립하는 형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임부회장은 이날 부산 공장에서 삼성자동차 사업의 무리없는 추진과 사업계획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에서 『삼성은 기아를 인수할 의사도 없고 여력도 없다』며 『국내 자동차사를 인수하지 않고 해외에 직접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여론을 집중시켰던 삼성의 기아자동차인수설을 완전 부인하는 것이다.
임부회장은 『해외 2∼3개업체로부터 인수제의를 받고 검토했으나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포기했다』며 『삼성차의 해외진출은 인수나 합작설립 등 다양한 형태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임부회장은 또 『국내에서 만들어 해외에 내다 파는 형식의 세계시장 진출은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라며 『해외에 직접 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임부회장은 『삼성차 사업이 기술제휴선과의 협조체제 미흡과 부산공장의 침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다』는 소문에 대해 『부산공장의 지반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공장건설 초기에 충분한 보강을 해 마무리단계인 현재 그 어떤 문제점도 없다』고 밝혔다.
삼성자동차는 이와함께 「지가가 높아 경쟁력이 없다」 「부품 협력업체가 부족하다」 「경제규모에 미달한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벤츠나 BMW 등 세계 일류메이커의 생산능력이 50만대 전후이면서도 명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은 대량 생산보다는 성능좋은 차의 생산에 목표를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삼성자동차는 내년 출시될 승용차의 성능 홍보를 위해 곧 견본차를 중국등지로 보내 승용차로는 드물게 세계 곳곳의 험로를 달리는 행사를 갖기로 했다. 한편 삼성차는 이날 기자들을 대상으로 신차 KPQ에 대한 시승회를 가졌다.
◎해외업체 인수추진발언 왜 나왔나/‘기아 인수설’ 의혹벗기불구 의혹 여전
삼성자동차 임경춘 부회장의 「해외자동차사 인수」발언은 그동안 숱한 의혹과 비난의 대상이 됐던 「삼성의 기아 인수설」에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임부회장의 이번 발언은 특히 꼬일대로 꼬여있는 기아사태를 조기에 해결하는 지렛대로 작용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아를 비롯한 기존 자동차사들이 임부회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삼성 역시 이를 제대로 실천할 것인지 장담키 어렵다는 점이다.
임부회장의 발언은 당초 기아를 인수해 조기에 자동차사업을 정상화하려 했던 삼성의 기본 계획이 전면적으로 바뀌었음을 뜻한다. 구조조정 보고서 파문이후 비난여론이 비등하자 『기아차 인수의사도 없고 여력도 없다』고 했던 임부회장이 이번에는 「기아 인수전의 종결」을 공식화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삼성의 자동차사업은 부산공장을 주축으로 중소규모 생산체제로 가져가고 세계적 메이커로서의 터전은 해외에 다지는 방향으로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나 대우 등 기존 자동차사의 국내시장 전략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아차를 놓고 벌이던 그룹간 신경전도 새로운 양상으로 바뀔 것 같다.
그러나 이날 임부회장의 발언은 무엇보다도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기아사태를 조기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선홍 회장의 사표제출」을 놓고 『제3자 인수로 가려는 기도를 좌시할 수 없어 응하지 못하겠다』고 고집하는 기아의 명분이 약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부회장의 발언이 3일 해외출장길에서 돌아오는 기아 김회장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들이 우세하다.
그러나 기아를 비롯한 자동차사들의 삼성에 대한 불신이 극심한 상황이어서 『이번 발언 역시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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