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끝모를 하락에 외국투자자도 등돌려/환율국제적 달러강세속 가수요까지 겹쳐/금리추석수요 임박 자금경색 당분간 지속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증시는 폭락하고, 환율과 금리는 뛰는데는 금융시장의 3대축이 흔들리고 있는데 정부당국은 뾰쪽한 수를 찾지 못해 허둥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일주일째 내리막을 거듭한 끝에 1일 하루동안 13.11포인트 폭락, 690선마저 무너진 것은 증시뿐 아니라 우리경제 전반에 대한 심각한 적신호를 던져주고 있다. 주식투매를 주도한 외국투자자들은 4일동안 무려 1,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손을 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증시지지의 마지막 보루였던 외국인투자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그들은 한국정부를 불신하고 있고 한국경제를 어둡게 보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최근 우리금융시장의 극심한 불안이 이들의 불신을 일시에 행동으로 표출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시장에 돈이 풀려도 적재적소에 흘러들어가지 않아 고금리가 해소되지 않고, 기업들의 자금난은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기관의 외화차입난, 무역수지적자심화, 환투기세력 개입설 등 요인이 겹쳐 환율급등사태가 일어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것이다.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한 주가가 조속한 시일에 회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폭락은 다시 환율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주식매각대금이 곧바로 외환시장에 들어가 달러매입세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달러 가수요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이 개장되자마자 달러당 원화 환율이 고시기준환율보다 2원90전이나 높은 904원90전에 형성된 것은 국제적인 달러강세탓도 있지만 불안심리로 인한 달러 가수요가 큰 작용을 했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분석이다.
26일 12.25%까지 올랐다가 잠시 내려갔던 3년만기 회사채 금리도 주가가 내려앉으면서 1일 다시 전날에 비해 0.09% 뛰어 오른 12.25%를 기록했다. 증권사들이 증시폭락에 따라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서면서 채권수익률도 폭등(가치하락)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추석자금수요까지 겹치면서 자금흐름이 경색되면 당분간 금리강세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증시 및 외환·자금시장 등 금융시장의 3대축이 서로 맞물려 악순환의 상승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금융의 모습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어디에서도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금융기관의 수지도 갈수록 악화하면서 실물·금융부문의 동반 함몰현상까지 우려되고 있다.
금융연구원 이충렬 박사는 『금융대책발표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이 극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국내외 경제주체들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아사태해결, 부실금융기관 지원 등을 조속히 매듭지음으로써 정부의 능력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김준형 기자>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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