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발생 직접책임땐 과실치사로 중벌다이애나 영국왕세자비의 죽음을 불러온 교통사고를 수사중인 파리경찰은 그가 탄 승용차를 추격했던 7인의 파파라초(paparazzo)들을 상대로 이틀째 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명백한 혐의가 없어도 48시간동안 구금할 수 있는 형사관계법에 의해 사고현장에서 이들 파파라초들을 연행,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는지 여부를 정밀 수사중이다. 당국은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 테러 등 중요범죄를 전담하는 특수 수사대에 이들 수사를 할당했다.
경찰은 파파라초들에 대한 진술조사와 함께 현장에서 압수한 20롤의 필름, 당시 목격자 증언등을 토대로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재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경호원 레스 존이 상황을 가장 생생하게 증언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나 중상을 입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증언을 확보하지 못했다.
수사결과 이들 파파라초들이 사고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들은 과실치사혐의로 정식 기소되어 중벌을 면할 수 없게 된다. 장 피에르 슈베느망 내무장관은 31일 『현재까지 수사결과 당시 운전기사가 파파라초들에게 쫓기느라 빠른 속도를 내면서 정상적인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치달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이들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당시 목격자들은 『터널입구에서 파파라초가 탄 오토바이들이 승용차에 바짝 달라붙어 운전에 장애를 주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사고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규명되지 않더라도 파파라초들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지 않은 경우에도 죄로 인정하는 독특한 법조항을 갖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파파라초들은 사고가 벌어진 직후에도 현장 사진을 찍는데만 정신이 팔려 구조를 등한시했다는 것이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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