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 등 수천명 촛불·헌화/영 TV 이틀째 정규프로 중단/파예드는 런던교외 조촐한 장례비운의 왕세자비를 잃은 영국 국민들은 1일 깊은 슬픔과 충격에 휩싸였다. 다이애나의 시신이 안치된 찰스 왕세자 관저 제임스궁 예배당에는 세계 각국으로부터 애도 메시지가 쇄도했고, 버킹엄궁과 다이애나가 거주했던 켄싱턴궁 밖에는 촛불을 켜든 수천명의 군중이 모여들어 꽃을 바치며 믿을 수 없는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꽃과 애도품들은 다이애나가 숨진 파리 시내 교통사고 지점에도 쏟아졌다.
○공식활동 은퇴 밝혔었다
○…다이애나는 올 연말 공식활동을 일체 중단하고 보통사람으로 살아갈 계획이었다고 사망 몇시간 전 그와 통화했던 영국 데일리 메일의 한 기자가 1일 밝혔다.
왕실전문기자인 리처드 카이는 이날 메일지에 그가 사망 6시간전에 전화를 걸어 『생활을 완전히 바꾸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다이애나가 『자선과 대인지뢰 금지를 위한 활동을 마감짓고 11월께 공식 활동에서 완전히 물러나 항상 원했듯이 대중의 우상으로서가 아닌 한 개인으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이애나의 이같은 결심은 사고자동차에 동승하고 있다가 사망한 연인 도디 알 파예드의 영향때문일 것이라고 그는 추측했다.
○이집트 대사 등 20명 참석
○…교통사고로 다이애나와 함께 사망한 도디 알 파예드가 31일 밤 런던 교외에 매장됐다. 파리로부터 운구된 파예드의 시신은 아버지인 억만장자 모하메드 알 파예드가 지켜보는 가운데 회교식 장례를 치른 후 런던에서 남서쪽으로 40㎞ 떨어진 브룩우드묘지에 묻혔다. 장례식은 영국주재 이집트대사를 비롯, 20명이 채 못되는 인원만이 참석, 조촐하게 치러졌다. 파예드가 영국에 매장된 것은 아버지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그의 측근들이 전했다.
○직업 운전기사 아니었다
○…다이애나가 사고 당시 탑승한 벤츠승용차의 제조사인 「메르세데스 벤츠」사 대변인은 만약 다이애나가 다른 회사의 자동차를 타고 있었더라도 그 정도의 충돌이라면 똑같은 결과를 야기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프강 잉헤스터 대변인은 『벤츠사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교통사고 사례를 종합해 이번 사고를 속도와 다른 요인에 의한 복합적 재앙으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승객들이 어떤 차를 타고 있었더라도 생존할 가능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이애나가 탑승한 차의 운전자는 직업적인 운전기사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리츠호텔의 한 전직 종업원은 『문제의 승용차 운전자는 파예드의 아버지가 소유한 리츠호텔의 경호부서 부책임자였다』고 말했다.
○자치권 확대 유세 중단
○…다이애나 사망에 따라 31일 스코틀랜드와 웨일스지방에 자치권을 확대하기 위해 이달로 예정됐던 주민투표를 위한 유세활동이 잠정 중단됐다.
또 다이애나의 장례 일정에 대한 정부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이번 주민투표의 유세활동이 언제부터 재개될지 여부도 결정이 미루어진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지방의 주민투표는 11일과 18일 각각 치러질 예정이다.
○신문들 추모특집판 발간
○…다이애나 사망 이틀째인 1일에도 영국 TV와 라디오 방송들은 정규 프로그램을 중단한 채 다이애나의 생애를 회고하거나 조곡을 틀었다. BBC방송은 뉴스진행자와 기자, 인터뷰 참여자들이 모두 검은 옷을 입고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기로 나부끼는 영국 국기와 국가를 매시간 방영하고 있다.
대부분 신문들은 머릿부분을 검은색으로 인쇄해 애도의 뜻을 표했고 토니 블레어 총리의 말을 인용, 「마음의 여왕」또는 「국민들의 왕세자비」라는 설명과 다이애나의 사진을 담은 추모특집판을 별지로 발간했다.
○회교권,음모설 제기
○…다이애나의 갑작스런 죽음에 대해 이집트를 비롯, 회교권 국가들이 영국 정보기관의 음모에 의한 살해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집트 관영 메나 통신은 31일 다이애나 죽음에는 「인종주의적 음모」가 깔려 있다고 주장하고 다이애나가 이집트 출신 회교도와 염문을 뿌린데 대해 영국 권력기관들이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사고 이전부터 다이애나가 이집트인과 사귀고 있는데 대해 인종주의적인 언어 공격이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 음모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국영 텔레비전 방송도 『영국이 다이애나와 그의 이집트인 애인 파예드를 죽였다』고 비난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런던 외신="종합">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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