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 대표 결국 기댈 곳은 TK?/「전·노씨 사면카드」 배경·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 대표 결국 기댈 곳은 TK?/「전·노씨 사면카드」 배경·전망

입력
1997.09.02 00:00
0 0

◎여권성향표 결속 9월 위기 돌파/DJ의식 서둘러… 득실 미지수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던진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추석전 사면건의」라는 카드는 명분과 현실 사이의 미묘한 정치적 득실 판단위에 결정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명분상으로도 전·노 사면은 『국민대통합을 위해 필요하다』는 긍정론, 『당사자의 반성이 있어야 한다』는 부정론의 엇갈린 견해 위에 놓여 있다.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과 연령층으로는 보수층의 표를 끌어안는 플러스 효과도 있지만, 역으로 수도권이나 젊은층의 표를 잃는 마이너스 측면도 있다. 청와대가 이를 듣고 곤혹스런 반응을 보인 이유도 전·노 사면의 이중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표도 사면의 미묘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이대표가 불과 나흘전의 TV토론회에서 『사면의 방법, 시기 등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밝힌 점이 그 생생한 사례이다. 그런 이대표가 일요일(31일) 심야에 언론사에 전격적으로 알리는 방식을 택하면서까지 사면건의를 공론화했다는 사실에서 대선전략과 노선에 확실한 방향이 세워졌음을 읽을 수 있다.

그 방향은 명분상으로는 국민대통합론, 현실적으로는 전통적 여권기반인 TK 등 영남권표의 결속이다. 얼마전 이대표가 천명한 「대통합의 정치」도 동일한 맥락의 방향성을 예고해준 바 있다. 지지도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 후보교체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세력과 힘을 모으지 않고는 「9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승부차원의 결단중 하나가 바로 사면카드라 할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법대로」라는 원칙주의로 기존 정치권의 구태를 질타하면서 지지를 얻는 이미지 선거전략을 포기하고 현실적인 접근법을 택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법대로」 전략은 두 아들의 병역문제가 터져나왔을 때 이미 그 힘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최근 두 전직대통령 사면에 적극적으로 임하는데 대한 방어차원의 대응수로도 풀이되고 있다. 그동안 측근들도 이대표에게 줄기차게 『김대중 총재가 사면문제까지 주도하게 되면, 여권의 입지가 더더욱 어려워진다』고 건의한 바 있다. 이대표는 법적·절차상 다소의 난제가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정치현실상 사면카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문제는 사면카드의 실질적인 효과이다. 긍정적 영향, 부정적 측면의 계량적 추계는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직감적인 판단으로도 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이나 여론조사 전문가들 모두 『TK정서에 다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추석 이전의 사면」은 이대표의 취약점인 온정적 분위기를 보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하지만 현 정권이 특별법까지 만들면서 추진한 「역사 바로세우기」의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이대표의 원칙주의자적 이미지를 약화시킨 측면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이대표의 「추석전 사면론」은 9월 정국을 주도하기 위한 승부수이나,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든 미지의 수라 할 수 있다.<이영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