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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반응

입력
1997.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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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발표에 불편한 기색… “YS와 차별화 신호탄” 분석도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1일 이회창 신한국당대표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면건의가 보도되자 『공식 건의가 아니므로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대부분 침묵을 지키거나 애써 언급을 피했다. 이들은 『사면결정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고 전제, 『김영삼 대통령이 정식 건의를 받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 김용태 비서실장으로부터 이대표의 사면 건의 방침을 보고받은 뒤 아무런 언급없이 관련 비서진들에게 입을 다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내심 당혹감과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이대표측이 청와대측과 아무런 상의없이 건의를 발표한 방법은 물론 주례보고를 앞둔 그 시점이 매우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을 했다. 또 과연 두사람에 대한 사면이 이대표측의 계산대로 지지도 회복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대표측이 이제 김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하면서 다음에는 총재직 조기이양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한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에게 어떤 건의든 자유롭게 할 수 있으나 그것의 수용 여부도 대통령의 자유』라며 『두 전직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국민정서와 국민적 합의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관계자는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사전교감을 가졌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며 『이대표가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의식하고 갑작스럽게 건의방침을 발표했는지도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면에 대한 국민여론이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겠지만 어려울수록 정도로 가야 한다』는 말로 심경을 밝혔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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