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일칠화학 홍기표 사장(중기·중기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일칠화학 홍기표 사장(중기·중기인)

입력
1997.09.02 00:00
0 0

◎계면활성제 일 공세 품질로 막아내/연구개발·인력중시/국내시장 30% 점유/이달중 60억 증자『21세기 종합기초화학 그룹으로의 도약이 목표입니다』

그동안 일본업체들이 주름잡아온 국내 계면활성제 업계에서 (주)일칠화학 홍기표(58) 사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성공한 입지전적 전문경영인으로 통한다. 88년 자본금 3억원으로 일칠화학을 창업한뒤 일본 경쟁업체들의 집요한 방해공작에도 불구, 8년만인 96년말 자본금 40억원, 매출액 157억원의 중견기업으로 키웠기 때문이다.

90년 10월, 국내 굴지의 M식품회사 K전무 사무실. 2년동안의 공사끝에 여천공단에 「일칠화학 제1공장」을 준공시킨 홍사장이 납품상담을 위해 계면활성제 견본을 들고 자신있게 들어섰다.

그러나 K전무의 반응은 냉랭했다. K전무는 『일칠화학의 물건이 품질·가격면에서 최고수준이기는 하지만 일본업체가 납품가격을 20%이상 할인해준다는 제의를 했다』며 가격인하를 요구했다. 연간 300억원이 넘는 우리나라 시장을 지키려는 일본회사의 공작이었다. 하지만 홍사장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이 가격에 이런 품질의 제품을 살 수 없을 것』이라며 거절했고 결국 M식품회사는 홍사장과 거래를 시작했다. 일칠화학의 돌풍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일칠화학은 이제 LG화학 미원 제일제당 태평양 등 국내 주요대기업을 중심으로 200여개가 넘는 거래처를 확보, 국내 계면활성제시장의 30%를 점유하는 업계 1위 업체로 자리잡았다. 더구나 올봄에는 수평다각화 작업에 착수, 여천공단에 제2공장을 완공해 연간 500억원에 이르면서도 일본업체가 독점해온 국내 합성섬유용 방사유제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홍사장의 「압축성공」의 비결은 과감한 기술투자와 사람중시의 경영으로 요약된다. 홍사장은 전문화와 인재양성을 위해 창업직후부터 자체연구소를 마련, 매년 매출액의 5%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또 전체 85명 직원중 18명이 부설연구소 직원일만큼 인재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사상 최악의 불황이 몰아친 지난해에는 경쟁업체들이 인력감원에 나섰지만 홍사장은 오히려 대기업의 명예퇴직 연구인력을 파격적인 조건에 영입하는 등 「공격적 인사전략」을 전개하기도 했다.

홍회장은 또 「혼이 담긴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일칠화학」이라는 이름은 「일과 칠이 합치면 완전한 수인 팔이 되듯이 전직원이 합심, 완전한 경영을 이루자는 의미이다』라고 주장하는 홍사장은 형편이 좋아지면 한국 고대사를 연구하는 연구소를 설립할 꿈을 꾸고 있다.

일칠화학은 현재 유망 벤처업체의 주식만 거래되는 코스닥시장에 상장되어 있는데 이달중으로 자본금을 60억원으로 증자할 예정이다.<조철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