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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장실 몰래 감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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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화장실 몰래 감시’ 논란

입력
1997.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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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등 “직원위생 파악” 전자장치 설치/근로자 권익단체 “사생활 침해” 반발미국에도 최근 화장실 감시시스템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처럼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식점이나 병원 등 위생이 중요시되는 곳에서 직원들이 화장실을 이용한 뒤 손을 씻는지 여부를 감시하는 전자장치가 도입되기 시작했다. 「위생파수꾼」이라는 이름의 이 장치는 직원들이 달고 있는 배지에서 나오는 전자신호를 이용해 중앙모니터실에서 관리자가 직원들의 위생상태를 확인하게 한다. 직원들의 배지는 중앙모니터실에 연결된 화장실내의 감지기와 신호를 주고받는다.

만약 직원들이 화장실의 세면대앞에 물을 틀어놓은 채로 일정시간 서있지 않거나 비누분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즉시 위반사실이 컴퓨터에 기록된다. 배지는 직원들이 세수의무를 잊지 않도록 때때로 경보음을 내기도 한다. 최근 오염된 햄버거고기의 대량회수소동을 겪은 미국에서는 어느때보다 위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이 장치는 곧 미전역에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 장치는 그렇지 않아도 기업주에 의해 침해되고 있는 근로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는 우려때문에 근로자권익단체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권익단체들은 『지금은 배지로 시작하지만 다음단계는 비디오카메라가 될 것』이라며 『이 장치는 화장실의 빅 브러더』라고 비난하고 있다. 감시장치가 설치된 업소의 직원들은 앞으로 화장실에서 시간을 때우거나 너무 자주 화장실에 갔다가는 상사에게 적발될 것을 걱정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물론 이 장치를 개발한 네트테크 인터내셔널사측은 『이것은 공중위생의 문제이지 프라이버시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직원들의 전화녹음과 컴퓨터이용파악, 심지어 회사내에서의 이동상태까지 추적하고 있는 상당수 미국기업들의 근로자감시 아이디어는 끝간데를 모를 정도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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