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사표 내고 변호사 동업일가족의 암투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동료 판사를 돕기 위해 함께 변호사의 길에 뛰어 든 중견판사의 우정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서울고법과 서울지법 판사로 재직하다 지난달 25일 사표를 낸 임경윤(40) 박형준(42) 변호사가 화제의 주인공. 두사람은 사법시험(23회)과 사법연수원 동기생으로 83년에 나란히 부산지법에 발령받아 같은 하숙방을 쓰는 등 12년 가까이 동고동락해왔다.
두사람의 우정은 박변호사에게 찾아든 엄청난 고난도 깨뜨리지 못했다. 박씨는 95년 8월 어머니가 위암진단을 받고 4개월뒤 동생이 대장암판정을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인 4월에는 부인이 유방암, 곧이어 자신마저 대장암에 걸렸다. 다행히 박변호사는 1년간 휴직끝에 쾌유했지만 다른 가족들의 치료비를 벌기 위해 법복을 벗고 변호사가 돼야 했다. 옆에서 박씨의 고난을 지켜본 임씨는 선뜻 변호사 동업을 제의, 동반사표를 냈다.
5일 서초동 법원타운에 박씨와 합동법률사무소를 여는 임변호사는 『변호사 업무는 당분간 내가 주로 맡고 박변호사는 가족치료에 전념케할 생각』이라며 『마음 씀씀이가 훌륭한 박변호사와 함께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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