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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동요」와 리더십(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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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동요」와 리더십(사설)

입력
1997.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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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이 술렁이고 있다. 술렁임의 진원지는 집권당이다. 신한국당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데다 대선 경쟁 양상이 다자구도화한 것이 원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요의 진짜 이유는 신한국당의 지도부가 후보경선이 끝난지 40여일이 지났음에도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후보인 이회창 대표가 당을 수습하지 못하고 또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대표체제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이대표체제의 동요 요인으로는 아들의 병역면제 시비에 이어 조순 서울시장의 출마선언에 따른 다자경쟁상황, 그리고 이인제 경기지사 등 후보경선에서 패배한 일부 인사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사실 이지사 등 경선에서 실패한 인사들이 경선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출마 시사 등 독자행동의 기미를 보이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으로 당원과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경선전 각 시도 합동연설회 때마다 「결과에 승복」을 서약했음에도 불복의 자세를 보이는 것은 공당에선 있을 수 없다. 후보를 뽑는 당심과 정권을 선택하는 민심은 별개라는 논리는 억지다. 당의 개혁안을 내는 것은 이해하나 이것이 다른 행동의 빌미가 돼서는 안된다. 독자행동을 할 경우 당원과 국민앞에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다.

경선패자들의 이같은 태도도 문제지만 이대표가 아직까지 이들을 설득하고 당을 수습하지 못한 점은 깊이 생각해야 한다. 경쟁이 끝난 후 가장 시급한 것은 낙선자에 대한 위로·포용과 함께 집안정돈임에도 이처럼 공공연하게 반발하고 당이 술렁이게 방치한 데는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이대표가 상당수 시도지부장을 자파인물로 교체한 것도 의아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대표가 제의한 정파와 계파를 초월한 모든 세력들과 국민대통합의 정치는 외형상으로는 관심을 끈다. 이것이 제2의 3당통합이나 새정계개편의 신호인지, 집안분쟁을 덮기 위한 돌파용인지, 또는 야당의 후보단일화를 흔들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더구나 3김청산을 외치면서도 어느 김씨와는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다자구도후 여론조사에서 약간 처지고 있는 위상을 전환, 여러 세력과 손잡고 정권을 재창출하려는 의도인 듯하다.

여기서 아쉬운 것은 구체적인 내용이다. 이대표가 이 시점에서 해야 할 일은 집안수습과 재정돈, 야당에 대한 자신있는 경쟁구도 설정, 그리고 국민에 대해서는 정치·경제·안보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나라를 바르게 이끌 수 있는 통치방략을 제시하는 확고한 지도자의 모습이다.

대선이 3개월 남짓 다가왔지만 이대표에게 시간은 촉박하다. 이대표는 국민에게는 경제회생을 위한 국가경영의 대방략을, 집안으로는 패자와 당원들을 모두 감싸는 큰 아량을, 그리고 집권당을 책임있게 이끌 수 있는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9월은 이대표의 리더십을 당내외로 검증받는 달이 될 것이다. 특히 추석은 여론을 분명히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대표의 큰 리더십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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