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못본채 어떻게 눈감았나요”/산소 도착하자마자 엎드려 통곡『아버지 어머니, 이 못난 딸이 이제야 찾아 왔습니다』 『불효를 용서하십시오』
훈할머니는 31일 상오 여동생 이순이(61)씨 등 가족들과 함께 경남 합천군 가회면 중촌리 목곡마을에 있는 아버지의 묘소를 참배했다. 아버지 이성호씨가 57년 세상을 뜬 지 40년만의 첫 성묘였다.
훈할머니는 이날 산소에 도착하자마자 쓰러지듯 엎드려 『사랑하던 딸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어떻게 눈을 감으셨습니까』라며 대성통곡했다. 한동안 오열하던 훈할머니는 늦게나마 묘소를 참배하게 된 감격을 억누르지 못하다 동생 순이씨의 부축을 받아 분향하고 술잔을 올렸다.
훈할머니는 묘소에 난 잡초를 뽑은 뒤 다시 큰 절을 올리고 『부처님 감사합니다』며 합장하고 고인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훈할머니는 참배가 끝난 뒤에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계속 뒤를 돌아보며 『묘자리가 아주 좋다. 후손들이 아버지를 너무 좋은 곳에 모신 것 같다』고 흡족해 했다.
훈할머니는 이어 경북 칠곡군 동명면 가천리 현대공원에 있는 남동생 태숙(92년 사망)씨의 묘소도 참배한 뒤 경북 경산시에 있는 올케 조선애(63)씨의 집에 들러 남동생의 사진을 보면서 얘기꽃을 피웠다.
이날 하오 상경한 훈할머니는 1일부터 국적회복 등 고국에서 여생을 보내기위한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합천=이희정 기자>합천=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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