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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은 한국정치 메카?/송대수(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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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은 한국정치 메카?/송대수(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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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신한국당 고문이 머물고 있는 베이징(북경)이 한국정치의 메카가 된 느낌이다. 최근에만도 박찬종 고문과 서훈 의원이 다녀가더니 김정수 김기재 의원, 박태권 전충남지사가 문병을 했고 30, 31일에는 이인제 경기지사 등 수많은 정치인들이 베이징을 다녀갔다.또 한·중수교 5주년을 기해 방중했던 강경식 부총리 겸 재경원 장관도 최고문을 만나 각별한 정을 나눴다는 후문이다.

이지사는 최고문의 병세에 대해 『언어능력과 우측마비 부분만 제외하면 와병전과 똑같다. 아주 생동감있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고문은 베이징 시내 한국음식점까지 나들이를 나와 외식을 하고 복도를 산책하기도 한다. 그러나 언어능력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심신이 불완전한 최고문을 만난 정치인들이 아전인수 격으로 자신들의 입지를 대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최의원을 문병 온 인사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중일우호병원을 찾아가 접촉을 시도하고 대화를 나누려고 접근하는 모습이 목격돼 가족과 주위를 안타깝게 한다. 물론 정치인들의 겉으로 드러난 방문 목적은 분명하다. 이지사는 『존경하고 정치입문을 이끌어 준 최고문이 와병으로 머물고 있는데 문병은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하고 문민시대를 이끌고 변화개혁을 주도하다 병이나 이국땅을 전전하는 모습이 안타깝고 이번 방문이 자신의 정치 목적과는 무관하다고 애써 강조했다. 박고문도 『실패한 사람끼리 부둥켜 안고 울려고 왔다』고 말했다.

최고문은 측근 정치인들이 찾아오거나 돌아간 후 실제로 몹시 애석해 하고 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은 최고문의 이런 심기를 헤아려 언론의 접근을 막고 정치인들의 정치얘기를 극구 자제시키고 있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하자 불편해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정치인들의 병실을 찾는 문병행렬이 최고문의 자서전 「일어서다 부르는 소리」에 부응하는지 의문이다.<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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