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실패땐 죄인심정… 이제 큰 짐 벗어”30일 경남 마산시 진동면 고향을 찾은 훈할머니는 가장 먼저 면사무소에 들러 양한욱(57) 면장의 두손을 꼭 잡고 허리를 숙였다. 그동안 만사를 제쳐두고 앞장서 고향과 혈육을 찾아준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양씨는 6월14일자 한국일보를 통해 『내 고향은 진동』이라는 훈할머니의 사연이 보도되자 신문을 대량복사해 장날마다 뿌린 것을 비롯, 지금까지 면직원 27명과 함께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은채 관내 28개 마을을 탐문하고 호적부를 샅샅이 뒤졌다.
『할머니의 기억이 워낙 희미해 어려움이 컸다』는 양씨는 『혈육으로 믿었던 부산의 김모(62·여)씨가 유전자감식 결과 남으로 드러났을 때는 정말 죄인이 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양씨는 『훈할머니가 방한한 것이 옛날 기억을 되살리는데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훈할머니가 진동에 와 아버지가 엿공장을 운영했던 사실을 떠올린 것이 혈육을 만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제야 마음편히 일상업무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날 훈할머니를 모시고 생가를 다녀온 양씨는 큰 짐을 벗은듯 책상에 쌓아둔 훈할머니 관련 스크랩북들과 혈육을 찾는데 교과서 역할을 한 1백20여권의 제적·호적부들을 정리하며 역사를 캐낸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마산=이동렬 기자>마산=이동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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