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할머니의 혈육상봉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한 이는 「나눔의 집」할머니들. 그때의 치욕을 평생 천형처럼 짊어진 채 살아야 했던 이들은 말은 안해도 서로 가슴에 묻힌 것들을 속속들이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눔의 집」은 한국일보, MBC와 함께 훈할머니의 고국 방문을 추진한 곳이기도 하다.나눔의 집 원장 혜진(32) 스님도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는 할머니의 사연이 알려진 6월 고국방문을 추진하기 위해 프놈펜을 직접 찾아 독실한 불자인 할머니를 위해 위무법회를 열어주기도 했다. 고국방문후 한달 가까이 지나도록 혈육이 나타나지 않자 가족을 찾지 못하더라도 할머니가 염원하는 국적회복이 이뤄질 수 있게 하기 위해 애를 썼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나눔의 집 할머니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일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훈할머니가 영주귀국할 경우 본인이 원한다면 같은 처지의 할머니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나눔의 집으로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할머니가 캄보디아에서 살게 되더라도 나눔의 집 후원기업체들을 설득, 외손녀들에 대한 직업교육 등 실질적 지원을 주선할 계획이다.
혜진 스님은 훈할머니의 이번 고국방문의 의미가 개인적인 혈육찾기에만 그쳐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동남아의 또 어딘가에서 외롭게 살고 있을지 모를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태파악에 나서야 합니다.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기로 승화시켜야 합니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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