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총재 첫 당직개편 이 전 총재와 심한 대립 후문/KT,51% 지분 요구… 인선 기존골격 못벗어나민주당 조순 총재와 이기택 전 총재간의 힘겨루기가 서서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조총재가 30일 첫 당직개편으로 단행한 부총재단 인선은 대선승리를 위해 「KT(이기택)당」이미지를 불식하고 명실상부한 「조순당」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조총재 구상의 실현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말해 주었다.
신임 부총재단에는 기존의 강창성 하경근 장경우 이부영 김정길 부총재외에 조중연 제정구 의원이 새로 포함됐다. 외부 영입인사를 위해 3명분을 비워뒀다고는 하나, 기존의 골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은 「국민후보」를 지향하는 조총재로서는 뜻밖의 인선이다.
강창성 총재권한대행은 『이번 인선은 전적으로 조총재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이전총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게 지배적인 견해이다. 조총재가 『여야를 넘나드는 각계각층의 참신한 인사를 수혈하겠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 부총재단 인선을 「싱겁게」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전총재와의 불안한 동거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실제로 조총재와 이 전총재는 이번 당직개편을 놓고 심각한 의견대립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6일 회동에서 이 전총재는 『대선에서 실패할 경우 당을 떠나겠다』며 명실상부한 단일지도체제를 주문한 조총재에게 「51%의 지분」을 강력히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신임 부총재단 인선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측의 제의원과 김정길 전 의원 등 2명이 「구색맞추기식」으로 포함 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방적인 처사』라며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은뒤, 『수락하지도 않을 뿐아니라 맡지도 않겠다』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섰다.
제의원은 특히 『「큰 정당」을 하려면 중요한 당직일수록 방을 많이 비워놔야 한다』면서 『KT파 일색인 상황에서 결코 들러리를 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조총재와 이 전총재간의 미묘한 신경전은 후속 당직개편과 대선체제 정비과정에서도 결코 수그러들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 전총재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이 전총재는 당내 주도권을 둘러싸고 조총재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처럼 비쳐지는데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사태가 악화할 경우 서울을 떠나는 방안을 심사숙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성호 기자>김성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