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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할머니 생가찾아 “감회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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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할머니 생가찾아 “감회의 눈물”

입력
1997.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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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본 고향 살아 밟다니…”/“여기가 엿가마터” 세세히 기억/마을 앞산 사찰서 감사의 불공【마산=이희정·이동렬 기자】 『역시 고향이 좋아요』

30일 55년만에 경남 마산시 진동면 고향마을을 찾은 훈할머니는 고향사람들이 준비한 쇠고기국밥을 들며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난듯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훈할머니는 이날 여동생 순이(61)씨 올케 조선애(63)씨와 함께 진동면민들이 마련한 환영행사에 참석, 꽃다발과 성금 선물 등을 한아름 받아들고 『생전에 이렇게 고향을 찾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고향을 찾는데 도움을 준 여러분 정말 고맙다』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성산마을 강봉용 이장의 안내로 성산마을 511의 16 생가를 찾은 훈할머니는 집 앞에서 마을 정자나무를 바라보고 『어릴적 친구들과 놀았던 곳』이라면서 감격이 복받친듯 울음을 터뜨렸다. 훈할머니는 생가터에 들어서자 이미 세상을 뜬 부모님과 아끼던 남동생을 생각하며 눈물을 훔쳤다.

훈할머니는 생가터에서 ▲엿을 고는 솥이 있었던 위치 ▲위채와 아래채로 이루어진 집 구조 등을 자세하게 기억해 냈으며 사진촬영을 위해 대문밖 논의 벼를 밟는 취재진을 나무라기도 했다.

마을 앞산 영천사(일명 참새미절)에 들른 훈할머니는 참새미 옹달샘과 샘터옆 세그루의 느티나무를 기억해내고 대웅전에서 손녀들의 행복을 비는 불공을 드리는 등 늦여름 뙤약볕 아래에서도 피곤한 기색없이 고향에서의 즐거운 한나절을 보냈다.

이날 진동면은 온종일 축제분위기였다. 주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훈할머니를 맞기위해 모두 들떠 있었다.

6월부터 훈할머니혈육찾아주기대책본부가 설치됐던 진동면사무소는 할머니 고향방문을 축하하는 면민환영대회를 마련했으며 진동면새마을부녀회(회장 황인자)는 면사무소 뜰에 솥을 걸고 국밥을 준비했다.

양한욱 진동면장은 환영대회에서 『일본군에게 끌려가 55년동안 이역만리 캄보디아에서 떠돌다 뒤늦게 고향과 가족을 찾은 할머니를 면민들과 함께 환영한다』며 『고향 품에서 여생을 편히 지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진동어촌계 등 이 지역 14개 단체에서는 훈할머니 고향방문을 축하하는 성금과 선물을 전달했다.

훈할머니는 마을부녀회가 정성스레 마련한 쇠고기국밥과 송편, 과일 등으로 점심식사를 했으며 마을노인들과 손을 잡고 『고향이 참 좋다』는 말을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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