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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일 기도/되살아나는 불가 수행정진의 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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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일 기도/되살아나는 불가 수행정진의 맥

입력
1997.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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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145일,강산 변해도 초발심은 변함없고…/내달 28일로 1,000일째 되는 지장암 기념법회/수산 스님 불사는 상좌들로 이어져 올해로 24년째/동산반야회도 건봉사에서 10월 입재 준비만일기도. 27년하고도 145일 동안 단 한 순간도 목탁소리가 끊이지 않고 기도와 염불을 계속하는 수행이다. 강산은 세 번 변해도 깨침을 향한 초발심은 변함없다.

1937년 강원 고성 건봉사의 만일기도를 마지막으로 끊긴 정진의 맥이 최근 불가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만일기도 결사가 한창인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지장암. 24시간 목탁· 염불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00일 마다 헌화공양을 하려는 사부대중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만일기도에 참여하는 스님은 지장암주 묵화 스님과 암자 소속 6명의 비구·비구니. 9월28일로 입재 1,000일을 맞는데 이날은 서울 조계사에서 수행 중인 무진장 스님을 초청, 「만일기도와 깨우침」을 주제로 법회를 열 예정이다.

지장암의 만일기도는 한국불교의 귀중한 유산을 이어가자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이를 위해 부산의 재가신도 80여명은 만일생명기도봉행위원회(회장 이양배)를 구성, 스님들의 정진을 뒷바라지하기로 결정했다. 지장암의 만일기도는 95년 범어사(당시주지 정관)에서 시작됐다. 1년 기도를 올리고 96년 2차로 부산 해운대 해운정사(주지 진제)에서 다시 1년기도를 마쳤으며 올해 지장암에서 3년째를 맞았다. 만일기도는 지장암에서 99년까지 계속되며 2002년까지 부산지역, 이후 전국의 사찰을 돌며 2022년 회향한다.

사실상 맥이 끊겼던 만일기도의 전통을 이은 것은 해인사에서 수행 중이던 수산 스님이다. 스님은 73년 만일기도의 원력을 세우고 바로 기도에 들어갔다. 경주 기림사·법장사, 대구 남지장사에서 계속된 만일기도는 85년 대구에 염불선원이 설립되면서 본격화했다. 수산스님은 96년 9월 입적할 때까지 상좌스님 5명과 함께 정진했고 지금은 염불선원장 성범 스님 주도 하에 2001년 회향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재가불자모임 동산반야회(회장 김재일)도 8세기부터 지금까지 다섯번에 걸쳐 만일기도를 올린 건봉사(주지 영수) 스님들과 함께 10월 중 만일기도에 들어간다.

만일기도의 시원은 신라의 한 노비가 9년 동안 염불해서 극락왕생했다는 삼국유사 기록에서 비롯됐으며 조선시대까지 성행했다. 건봉사에서는 신라 발징화상이 758년(경덕왕 17년) 31명의 스님, 향도 1,822명과 함께 첫 만일기도를 올린 이래 용허선사가 1800년, 벽오 스님이 1851년, 만화 스님이 1881년, 금암 스님이 1910년에 만일기도를 시작, 회향했다.<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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