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5일 모든 정파 한자리에/‘무장해제’ 싸고 입장대립 난제「분쟁의 땅 북아일랜드에 평화가 올 것인가」
북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영국과 무장투쟁을 벌여온 아일랜드공화군(IRA)이 지난해 2월 일방적인 휴전파기후 처음으로 평화협상 자리에 초대됐다. 영국 모 모램 북아일랜드담당장관은 29일 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당수 제리 아담스)을 포함, 모든 정파가 내달 15일 벨파스트 인근 스토르몬트성에 모여 북아일랜드의 미래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모램 장관은 이날 신페인당이 지난달 20일 휴전을 선언한 이후 6주동안 말과 행동에서 모두 약속을 지켜왔다면서 회담참가자격이 있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IRA의 휴전선언은 94년 9월에 이어 두번째. 그러나 지난해 2월 신페인당이 북아일랜드 미래를 위한 다자간 대화에서 제외된 데 불만을 품고 런던에서 102명이 사상하는 테러를 감행, 휴전은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신페인당의 평화회담 참여는 평화를 위한 한단계 진전이란 측면에서 의미를 지닌다.
영국과 아일랜드정부는 협상결과에 관계없이 98년 5월 아일랜드 전역에 걸쳐 평화협정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 북아일랜드의 장래를 결정짓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러나 주민투표일 전까지 양측간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경우 주민투표는 물론 북아일랜드 평화까지 위협받게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번 협상의 최대의 걸림돌은 IRA의 무장해제여부. 북아일랜드 친영 강경최대정당인 얼스터동맹(Ulster Unionist)은 회담에는 참가하겠지만 IRA의 무장해제만 논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데이비드 트림블 당수는 『IRA의 폭력이 종식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IRA가 무장해제한다는 공식적인 확인없이 평화회담 진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동맹당(Democratic Unionist)도 『모램장관이 추접스러울 정도로 성급하게 IRA를 껴안으려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신페인당측은 평화회담이 정착될 때까지 무기를 내놓거나 무장해제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종전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와관련, 친영정당간 입장정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열리는 다자간대화가 무산될 가능성까지 비쳐지고 있다.
1800년 아일랜드가 영국에 강제 합병된 이래 197년간 계속돼 온 신·구교도간 폭력과 갈등은 구교도만의 북아일랜드 독립국이 선포돼야만 끝날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영국내각이 북아일랜드 분쟁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고 분쟁당사자 또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북아일랜드 긴장완화에 한줄기 서광이 비치고 있다.<윤태형 기자>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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