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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이 대표가 아냐”/법대로식 리더십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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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이 대표가 아냐”/법대로식 리더십 한계

입력
1997.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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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미소·악수·전화격려에 TV토론선 안입던 청색셔츠도/대중성 강화 변신인듯29일 TV토론회에 참석한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는 청색 와이셔츠를 입고 나왔다. 일반인들에게는 흔히 선택되는 색상이지만, 이대표가 정장차림에 흰색 이외의 와이셔츠를 입은 것은 정계입문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순전히 측근들의 조언에 의한 것이라는 후문이다. 측근들은 전에도 다양한 색상의 의상을 입도록 건의했지만 이대표는 『뭔가 어색하다』며 계속 거부했는데 이번에는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이흥주 대표비서실차장은 『최근 이대표가 감독에서 배우로 바뀌고 있는 것같다』고 말했다. 평소에도 워낙 주변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이대표였지만 요즘에는 이를 수용해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얘기다.

얼마전 이대표를 독대했던 한 측근은 『정국대처방안과 비서실운영 등에 관한 문제점을 보고했더니 이대표가 그 자리에서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시정을 지시해 놀랐다』고 전했다. 건의사항을 올리면 보통 『잘 알았다. 검토해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던 게 종전까지 이대표의 태도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대선행보에 도움이 된다면 기존의 「이회창식」이 아니더라도 과감히 새로운 방식을 취하는 쪽으로 이대표의 스타일이 바뀌어 가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당안팎의 어려움속에 『나를 따르라』는 식의 카리스마적 리더십에 스스로 한계를 느낀데 따른 자구책일 수도 있다.

이대표의 변신은 대외적으로 유연성과 대중성의 강화로 비쳐지고 있다. 이대표는 원래 악수에 익숙지 않았다. 행사장에 들어설 때면 주변 사람들에게는 시선 한번 주지않고 자신의 자리로 직행했던 것이 상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반드시 행사를 전후해 미소띤 얼굴로 참석자들과 손을 잡는다. 이대표는 또 새벽마다 소속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수고가 많다. 앞으로도 잘 도와달라』며 다독거린다는 전언이다. 전에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친화노력이다.

나아가 이대표는 측근들이 말조차 꺼내기 어려울 정도로 강하게 집착했던 몇가지 「원칙」에 대해서도 탄력적인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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