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역사왜곡깨기 32년 투쟁 승리/65년 첫 소송이후 패소·일부 승소 거듭/끝내 진실 이겨 일 교육·역사인식 경종『한 원로 역사가가 진실을 지키기 위해 일생을 걸고 싸워 얻어 낸 위대한 승리이다』 29일 끝난 「이에나가 교과서 소송」을 지켜 본 일본 지식인들의 솔직한 감상이다.
이에나가 사부로(가영삼랑·83) 도쿄(동경)교육대 명예교수의 법정투쟁은 세월만큼 어렵고 지루했지만 그만큼 의미가 있다.
이에나가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후 『나같은 무력한 사람이 32년동안 싸울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지원이 있었기때문』이라며 감격해 했다.
3차례에 걸친 「이에나가 교과서 소송」의 역사는 65년부터 시작된다. 이에나가씨는 65년과 67년, 84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교과서 소송을 제기했다.
문부성이 검정을 통해 자신이 집필한 교과서인 「고교 일본사」의 일부 내용을 변경·삭제했기 때문이다. 그는 재판에서 『교과서 검정은 헌법이 금지한 검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전후 최대의 헌법재판이라고 불렸던 1차 교과서 소송은 그의 패배로 끝났다.
일본 사법부는 93년 최종심에서 검정 합헌 판정을 내린 것이다. 66년도 교과서 검정 처분에 대해 다시 이의를 제기한 제2차 교과서소송은 1심에서 교과서 검정이 위헌이라는 획기적인 판결을 이끌어 냈으나 최종심에서 「소송에 의한 이익이 없다」는 사법부의 입장아래 위헌 여부의 판단없이 흐지부지 끝났다.
그러나 제3차 소송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제1심에서 변경·삭제된 8개 항목에 관한 문부성의 검정 처분중 1개 항목이, 제2심에서 2개 항목의 기술에 대한 검정 처분이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결국 이날 3차소송의 최종심에서 법원이 2심에서 적법하다고 판단했던 5개 항목에 대해서도 위법판결을 도출해낸 것이다.
이에나가씨의 소송에 따른 일본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과거 일제가 저지른 침략전쟁을 문부성이 「진출」로 기술할 것을 요구, 한국 중국 등 당사국의 거센 반발까지 몰고 왔었다.
이에나가씨는 당시 문부성이 「731부대」 「한반도에서의 반일항쟁」 「일본군 잔학행위」 등의 기술에 대해 수정 지시를 내리자 『부당한 검정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84년 소송을 제기했었다.
이에나가씨는 한반도 반일항쟁 관련 기술과 관련, 『1894년 드디어 청일전쟁이 시작됐다. 전장이 된 조선에서는 인민의 반일항쟁이 자주 일어났다』고 집필했으나 문부성은 『조선인민의 반일항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고 수정을 요구했었다. 이번 재판은 전쟁책임과 전후교육 문제 등을 둘러싼 일본사회의 반역사적 인식에 경종을 울리고 일본내 교육운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도쿄=김철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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