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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미 「북 달래기」 고심/북·미 미사일협상 무산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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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미 「북 달래기」 고심/북·미 미사일협상 무산 파장

입력
1997.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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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강한 반발에 놀라움/식량원조 「당근」 제시 가능성미국은 장승길 북한대사 일행의 망명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미사일협상을 일방적으로 결렬시키는 등 강한 반발을 보인데 대해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

백악관은 27일 『북한의 그같은 태도를 전혀 예상치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며 북한이 대화의 장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따라 미국은 뉴욕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접촉창구로 삼아 북한의 반발을 진정시키고 미사일협상의 재개 및 4자예비회담의 성사를 위한 분위기 조성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물론 미국측은 장대사 일행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반발강도를 고려사항에 넣었을 것이다. 미 행정부의 한 관리는 『장대사 일행의 미국행은 사전에 클린턴 대통령 및 올브라이트 국무장관도 보고를 받았고 또 재가를 받은 사항』이라고 밝혀 사전에 적지않은 손익계산을 했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뒷받침했다. 미국 정부로서는 북한이 국제적 체면을 의식해서라도 어느 정도 항의는 하겠지만 황장엽씨 망명사건때처럼 식량난 타개 등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곧 수그러들 것으로 판단했던 것같다. 때문에 장대사 일행의 망명사건을 공식발표한 26일 다음날로 예정돼있는 미사일협상에의 참석여부를 확인하기위해 북한 유엔대표부와 접촉,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접하고 안심했다가 밤늦게 느닷없이 불참통보를 받고 상당히 놀란 것같다.

미 국무부는 27일 『현재로서는 북한이 내달 중순께로 예정된 4자예비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지만 예비회담의 연기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북한이 결국은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의 반발강도를 조속히 누그러뜨리고 4자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이 북한에 제시할 카드가 제한적이라는데 있다. 무엇보다 북한이 장대사 일행 망명사건이후 비공식적으로 요구해온 「장대사 일행의 한국행 금지」에 대한 보장요구를 미국이 수용할수도 없다. 현실적으로 장대사 일행의 체류지 선택에 있어서 상당부분 미국이 영향력은 행사하겠지만 망명자의 최종행선지는 자유의사에 따라야 한다는 원칙에 어긋나는 약속을 해줄 수는 없다.

또한 북한이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해오고 있는 경제제재완화, 테러국 지정해제 요구 등도 대내외적 여건상 들어줄 수 없는 형편이다. 이렇게 보면 결국 미국은 「북한 달래기」의 수단으로 또다시 식량원조라는 당근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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