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전기획부는 28일 전 천도교 교령 오익제(68)씨 월북사건이 북한 대남공작조직의 장기간에 걸친 치밀한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유인월북」이라고 밝혔다.안기부는 이날 오익제씨 월북사건 중간 수사상황 발표를 통해 『북한은 재북가족 접촉 등을 미끼로 93년부터 오씨를 포섭, 종교계 통일전선공작을 추진하다 최근 황장엽씨 망명으로 정권의 위신이 손상되자 8·15범민족대회 시기에 맞춰 오씨를 입북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월북배경을 밝혔다.<관련기사 33면>관련기사>
안기부는 오씨가 지난 6월 경기 화성에 있는 부동산을 2억3천5백만원에 급히 매각하고 출국직전 은행에서 8천5백만원을 인출하는 등 2개월전부터 상당한 월북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돼 사용처를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안기부는 또 오씨 집 수색에서 압수한 「조선 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장」 유미영(76·여)이 95년 1월10일 보낸 재북가족 소식과 통일투쟁격려내용의 서신 1통, 김충자(55·여·LA 전금관광여행사 대표)씨 부부의 명함, 7월2일자 국민회의의 정세분석 보고서 및 통일문제 관련 메모수첩 등 9백50여점의 내용을 정밀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기부는 이와함께 국민회의 총재비서실과 아·태재단과의 23차례 통화를 포함, 오씨가 5월 이후 두달간 통화한 국제전화 1회, 시외전화 19회, 휴대전화 2백36회의 통화상대자를 추적중이라고 덧붙였다.
안기부는 특히 재미 북한 공작원인 김충자 김운하(59·신한민보 사장)씨 부부가 88년부터 교포들의 방북을 알선해 왔으며 김충자씨는 오씨와 함께 중국 베이징(북경)까지 동행한 뒤 북한 공작조직에 인도하는 등 유인입북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권영해 안기부장은 이날 오씨 월북사건에 대한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앞서 국회 정보위 여야간사인 신한국당 김도언, 국민회의 임복진, 자민련 한영수 의원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오씨의 월북동기 등 수사내용을 설명했다.<이창민 기자>이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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