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적자불구 환율고정 태국식 위기초래/달러당 900원 고수하려면 금리플로팅 필요태국의 바트화를 비롯한 동남아 외환위기는 어떻게 발생하였을까. 그 요인을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여러나라들은 복수통화 바스켓 환율제도를 채택하였는데 바스켓에 들어 있는 일본의 엔화나 독일 마르크화가 상당기간 강세여서 태국 바트화도 강세를 유지했다. 바트화는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로 인한 자본계정의 흑자로 계속 강세를 실현하다가 멕시코처럼 갑자기 25%이상 약세로 반전되어 외환위기가 온 것이다.
둘째, 동남아 여러나라들의 환율과 금리정책을 보면 두갈래로 나눌 수 있다. 즉 환율을 일정한 수준으로 놓고 금리를 플로팅(Floating)시키는 나라와 반대로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에 놓고 환율을 변동시키는 나라들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나라는 홍콩인데, 태국은 홍콩처럼 환율을 일정수준에 강세로 고정시키면서도 금리는 홍콩처럼 플로팅 시키지 못하였다.
셋째, 경상수지 적자가 계속된 인도네시아는 매년 4∼5%씩 대미 달러환율을 절하시켜서 태국과 같은 위기는 모면하였다. 반면 1980년 이후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인 싱가포르는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싱가포르 달러를 절상시키면서 동남아 여러나라 가운데서도 내실적으로 외환관리를 가장 엄격하게 관리, 최근 일시적인 변동은 있으나 싱가포르 달러는 계속 견고하다. 「원칙금지 예외자유」의 포지티브 시스템에서 「원칙자유 예외규제」인 네가티브 시스템으로 전환한 우리나라의 외환관리제도는 다시 한번 실질적으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엄격한 의미의 동남아는 아니지만 대만은 외환보유고가 1,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어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유변동환율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취약한 기반에서 자유변동환율을 실시하고 있는 필리핀은 80년대 전반부터 페소화를 절하하고 80년대 후반에는 경상수지가 균형을 찾았으나 90년대들어서 경상수지가 다시 적자로 반전하자 페소화를 계속 절하시키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필리핀은 일일 변동폭이 1.5%이상이 되면 외화시장 휴장제를 채택하고 있는 점이다.
이상과 같은 동남아 환율제도와 외환위기를 살펴 볼 때 우리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주식투자로 인한 단기 자본수지의 흑자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가 만성적으로 적자일 때에는 환율을 지나치게 강하게 고정하는 것은 후일 태국같이 외화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
둘째, 환율을 어느 정도 선에서 고정내지는 반쯤 고정시키려면 홍콩과 같이 금리를 시중자금 흐름에 자연스럽게 맞겨서 플로팅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태국같은 외환내지는 통화 위기의 가능성이 높다.
셋째, 외환보유고가 일본처럼 2,300억달러, 대만같이 1,000억달러 수준에 달하지 못한 나라들(한국 포함)은 자유변동환율제도로 완전히 이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만일 필리핀과 같이 IMF가 윈조해 주는 조건으로 이를 강행할 때에는 일일 변동폭이 일정한 수준이상이 되면 외환시장을 일시 폐쇄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넷째, 최근의 우리나라 같이 1달러당 900원을 고수하기 위하여 중앙은행이 시장 참여자로서 달러화를 외환시장에 공급하는 것은 가상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900대 1은 참고환율대(Reference Zone Rate)로 삼아야지 경상수지 적자가 앞으로 계속되는데도 이를 고수하여 목표환율대(Target Zone Rate)로 삼는 것은 후일 부작용이 클 것이므로 삼가야 한다. 만일 그러한 확고한 정책의지가 있다면 홍콩처럼 금리를 자유롭게 플로팅시켜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일본의 경우 미국 재무성증권(TN) 30년물과 일본의 국채(JGB)10년물을 비롯한 최근 1개월간의 장단기 금리차이,양국 경상수지 흑자(적자)폭, 양국의 광공업 생산지수, 유가의 변동폭등의 가중치를 감안하여 미·일간 환율을 결정하고 있어 참고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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