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온파 노선갈등… 카스트로는 “사회주의 고수” 강조「사회주의 강화냐, 시장확대냐」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쿠바공산당 제5차 전당대회에 벌써부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월8∼10일에 열리는 이번대회는 91년 옛소련의 붕괴이후 처음 열리는 데다, 북한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가 심각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향후 어떤 노선을 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피델 카스트로국가평의회 의장이 제시할 21세기 국가정책을 놓고 토론과 승인절차가 진행되는데, 핵심의제는 세계적인 자본주의의 흐름속에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고수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책초안을 놓고 개혁·개방확대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온건파와 59년 쿠바혁명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강경파간 노선투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의 추이로 보아 강경파의 주장대로 사회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을 하지않고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두마리 토끼잡기」식 처방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쿠바경제는 현재 옛공산권 붕괴이후 겪었던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난 상태다. 이는 이념강경파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90년까지 해외교역량의 70%, 원유수입의 90%를 차지하던 옛소련의 붕괴로 쿠바경제는 파산직전까지 몰렸으나 개혁·개방정책이 도입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93년부터 외국자본 유치, 소규모 사기업과 자영농 허용,농산물자유시장개설이 이뤄졌고 95년에는 외국기업 전면진출의 문이 열렸다. 그 결과 한때 마이너스로 추락했던 경제는 올해 4%의 성장세를 보일 만큼 뚜렷한 회복세에 들어섰다. 그러나 경제여건은 다소 회복됐지만 원료 등 물자부족, 재정난으로 인한 생산설비 미비, 사회주의 경제의 비효율성까지 겹쳐 여전히 활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카스트로는 이달초 쿠바 국영TV에 출현, 『가장 끔찍한 일은 자본주의로의 복귀』라며 사회주의 고수의지를 분명히 했다. 많은 쿠바전문가들도 이번 전당대회가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거나 중요 경제현안에 대한 대수술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는 21세기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내놓는다는 당초 목표와 달리 오히려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박진용 기자>박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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