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진 신원확인 실패 “깊은 한숨”『주민등록 신규발급땐 뚱뚱하고 볼품없던 여성이 20대엔 날씬한 미인이 되더니 40대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수사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성형의술의 발달에 따라 노소 가릴 것 없이 얼굴을 뜯어 고쳐 몽타주나 컴퓨터합성사진이 수사에 별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40대 여인 토막피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사건발생후 피살자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화가가 그린 몽타주와 컴퓨터합성사진을 바탕으로 시체를 쌌던 쓰레기봉투를 사용하는 삼성 1, 2동과 청담 1, 2동의 개인별 주민등록표를 모두 뒤졌다. 그러나 신규발급 또는 재발급 때마다 붙이게 돼 있는 개인별 주민등록표 상의 사진이 나이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수사에 별 도움이 못되었다.
경찰의 애로를 대변하듯 이곳의 한 슈퍼마켓 주인은 『아침에 푸석푸석한 얼굴로 찾아와 물건을 가져간 여성이 저녁때 진한 화장을 하고 지나가면 전혀 알아볼 수 없어 외상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당초 피살된 긴 생머리의 여인이 가정주부가 아닐 것으로 추정했으나 2차례 이상 출산까지 한 것으로 부검에서 밝혀지자 당황하고 있다.
몽타주와 컴퓨터합성사진에 의존했다가 신원파악에 실패한 경찰은 피살 여인이 2∼5년전 최고급 미국산 실리콘으로 코 성형수술을 했고 항상 머리를 염색하고 다녔다는 점에 주목, 탐문수사 대상을 성형외과와 미용실 등으로 바꿨다.<박일근 기자>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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