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않고 ‘캐스팅보트 우보’ 밝혀/“후보단일화 현재로선 매진” 단서달아김종필 자민련총재는 27일 밤 동아일보와 KBS가 공동주최한 TV토론회에서 올 대선정국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마지막 결단을 내릴 것임을 분명히했다.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이른바 「캐스팅 보트」로서의 우보를 계속 하겠다는 의미다.
김총재는 우선 9월30일까지로 예정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의 후보단일화협상 전망을 묻는 질문에 『1차적으로 그때까지로 시한을 정했으나 연기될수도 있다』면서 『당내의견도 있고 해서 협상을 좀 더 진행시켜 봐야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1차적」이란 말은 9월30일에 가서도 단일화의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음을 다분히 내포 하고있어 주목된다. 김총재는 오히려 『후보단일화는 김대중 총재와 1대 1의 동등한 위치에서 논의 되는 것으로 꼭 국민회의를 도와주는 쪽으로 되란 법이 없다』며 『내게로 단일화 된다면 국민들이 만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총재는 또 『9월 10월 11월로 가면서 우리 정치상황에 여러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더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자신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서는 『두고보면 사실이 아님이 증명될 것』이라며 원인을 여론조사의 부정확성 탓으로 돌렸다.
실제로 낮은 지지율과 「단일후보=DJ」라는 인식의 확산 등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음을 부인하기 힘든 김총재가 이처럼 자신감을 보이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가깝게는 그의 「9월구상」이 그것이다.
김총재는 우선 다음달 4일 실시될 안양 만안 보궐선거에서 반드시 승리를 낚아 채 이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는 조순 서울시장에 이어 이인제 경기지사까지 출마의사를 비치고 있는 것이나 최근 여당일각에서 이회창 대표의 대선패배가능성에 따른 내각제개헌 검토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도 자신이 말한 「여러 변화」의 중요한 단초로 보고있다.
다만 김총재는 토론회에서 이대표측과의 연대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쪽(이대표측)에서 어떤 의사타진이 없었고 나 스스로가 그쪽과의 연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그는 계속된 답변에서 『현재로서는 후보단일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현재로서는」이라는 단서는 계속 여운을 남겼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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