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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투기 예방책 세워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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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투기 예방책 세워야(사설)

입력
1997.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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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금융시장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외환·자금·증권 등 금융시장의 왜곡과 불안현상이 풀리고 있지 않다. 특히 「외환비상」이라고 할 정도로 원화의 대미달러화 환율이 심한 등락을 나타내고 있다. 어제(27일)는 다소 안정기미를 보였으나 전날에는 환율이 한때 달러당 909원50전까지 폭등했다가 한은이 개입하면서 899원80전까지 폭락, 하루동안에 10원 내외의 엄청난 격차를 나타냈다. 이것은 지난 반년만의 최대 격차다. 외환시장의 향배는 예측불허다.재정경제원과 한은 등 외환당국은 극도의 불안상태를 드러내고 있는 외환시장의 안정화에 진력해야겠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라고 했던 1달러=900원선이 쉽사리 무너지고 달러당 910원까지 근접한 이상, 이 벽이 또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이번 원화의 달러화 환율상승(원화가치의 하락)은 정부가 우리 상품의 수출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조작한 기미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도 하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부로서는 무모한 모험을 했다고도 할 수 있다. 원화가치가 경쟁상대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평가 돼있다 해도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서 단계적으로 하향조정했어야 하는 것이다. 경상수지·자본수지 등 국제수지의 개선전망이 그렇게 낙관할 수 없는 불투명한 여건에서는 신중한 외환시장조작이 요구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재의 외환시장 불안정이 달러화의 수급불균형보다는 시장에 팽배한 불안정심리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재경원과 한은은 환율적정선을 시사하지는 않더라도 환율방어결의가 있고 또한 이것을 관철할 수 있는 수단동원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시급한 것은 이미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환투기의 싹을 자르는 것이다.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동남아 신흥경제성장국들이 통화가치하락의 파동으로 심각한 경제진통을 겪게 된 것은 외국자본의 환투기를 사전에 차단하는데 실패한 때문이다. 동남아 경제를 한바탕 뒤집어 놓은 세계적 거물외환투기꾼이 국내외환시장에는 아직 개입지 않은 것 같다. 현 단계에서는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이 환차손예방차원에서 외환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방출한 자금이 환투기에 전용되지 않게 제동을 걸어야 겠다. 외환거래자들이 확고한 자기판단 없이 그때 그때의 시황이나 외환당국의 정책시사에 따라 주체성 없이 떼거리로 사자 또는 팔자로 일방적으로 몰려들어 환율의 급등락 장세를 초래하고 있어 초기단계에서 진화가 필요하다. 외환당국으로서는 신뢰성 있는 시장조작능력뿐 아니라 외환조작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외화를 보유토록 해야 한다.

또한 금융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한 8·25금융안정대책도 자구조건의 완화 등 보완이 필요하다. 기아문제에도 협력업체지원을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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