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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여파 재계판도가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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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여파 재계판도가 바뀐다

입력
1997.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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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감소 진로 30위권 탈락… 한보·삼미 등 이미 50위 밖/기아 3자인수·한보철강 처리따라 ‘빅3’ 순위까지 지각변동국내재벌 서열의 대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보 삼미 진로 대농 한신공영 기아 등 50위권이내의 재벌그룹들이 잇따라 도산 및 법정관리에 들어갔거나 준부도상태인 부도유예협약에 회부됨에 따라 재계의 서열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산재벌들은 서열의 추락이 확실시되는 반면 이들을 인수하는 기업은 수직에 가까운 순위상승을 하게 된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와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재벌서열은 ▲공정거래법상 총자산 기준으로 30위까지 ▲총여신기준 2,500억원 이상(올해는 63위까지)으로 각각 매겨진다. 부도가 났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은 서열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총자산기준 15위였던 한보는 최종부도로 올해 재계서열에선 이미 제외됐고 26위의 삼미도 법정관리신청로 재벌리스트에서 사라졌다. 지난해 31위였던 한신공영도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재벌의 범주에서 빠졌다.

총자산기준 19위, 여신기준 17위의 진로그룹은 부도유예협약 적용이후 채권단의 결정으로 24개에 달했던 계열사수가 (주)진로 진로쿠어스맥주 진로종합식품 진로건설 등 4개 계열사로 줄어들게 됐다. 자산감축 및 부채상환을 통한 여신규모축소가 언제 이뤄질지는 미정이나 주류전문 소그룹으로 재편돼 30대 재벌의 반열에서 빠질 것이 확실하다.

여신기준 33위의 대농그룹 역시 부도유예협약으로 미도파만 남고 전계열사를 처분해야 하므로 50위권에서도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총자산 8위, 여신 7위의 기아그룹도 등위추락이 예상된다. 기아의 장래모습이 불투명한 상황이긴 하나 기아측이 이미 28개 계열사를 10여개 수준으로 줄일 계획임을 밝힌데다 채권단은 기산 분리 및 아시아자동차 기아특수강 매각을 요구하고 있어 중위권 재벌로의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자산·여신축소를 진행중인 해태(총자산 24위, 여신 21위) 뉴코아(총자산 25위, 여신 27위) 등도 서열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유원건설 인수후 한보가 일약 15위권의 재벌로 발돋움한 것처럼 쓰러진 거대기업들을 인수하는 재벌들은 하루아침에 신분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포철과 컨소시움으로 한보철강을 인수하려는 동국제강(총자산 18위, 여신 20위), 건영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한화그룹(총자산 여신 각각 9위) 제일제당(여신 40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총자산 27위의 한일그룹도 우성건설 인수가 성사됐더라면 어렵지않게 20위권내에 진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기아자동차가 제3자 인수로 이어진다면 삼성(총자산 2위, 여신 1위) 현대(총자산 1위, 여신 2위) 대우(총자산 4위, 여신 3위) 등 고착된 「빅3」의 서열변동까지 예상되고 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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