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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왈… 맹자왈 전혀 고루하지 않아요/전통문화연 ‘고전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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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왈… 맹자왈 전혀 고루하지 않아요/전통문화연 ‘고전강좌’

입력
199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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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주부·직장인 등 기초반서 ‘장자’반까지 9년간 12,000명 수강『자왈, 비례물시하며 비례물청하며 비례물언하며 비례물동이니라…. 공자 가라사대, 이치가 아닌 것은 보지 말며, 이치가 아닌 것은 듣지 말며, 이치가 아닌 것은 말하지 말며, 이치가 아닌 것은 행하지 말라. 여기서 「예」라고 하는 것은…』

26일 하오 4시10분. 서울 종로구 낙원동 낙원빌딩 411호 전통문화연구회 공부방. 「논어」 「안연」편을 읽고 해석해나가는 한학자 조규용씨의 목소리가 70 나이답지 않게 카랑카랑하다. 한자로 가득찬 원서나 한글해석이 달린 주해본을 놓고 귀 기울이는 학생들의 표정이 진지하다. 학생이라고 하지만 대학생 주부 교사 직장인 스님에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까지 다양하다.

전통문화연구회(회장 이계황)가 「고전강좌」를 시작한 것은 88년 7월. 「논어」 「맹자」를 비롯한 사서를 중심으로 하다가 「사자소학」 「명심보감」 「동몽선습」 등 기초반이 추가됐다. 지금은 「장자」와 「고문진보」반까지 생겼다. 9년여동안 모두 1만2,000여명이 이 강좌를 들었고 일반인 대상의 동양고전 원전강좌로는 거의 유일한 것으로 자리잡았다.

주부 이영희(44·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씨는 『4년전 붓글씨를 시작했는데 쓰면서도 막상 한문을 몰라 하도 답답해서 강의를 듣게 됐다』며 『한문공부도 공부지만 마음이 평온하고 풍요로워진다』고 말한다. 이씨는 4년만에 벌써 「장자」반에도 들었다. 황준원(23·명지대 사학과 2년)씨는 『공맹하면 고리타분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배우고 보니 전혀 그렇지 않다』며 『친구들한테 이런 공부 한다고 하면 「너 참 대단하다」고 부러워한다』고 밝혔다. 이민정(28·여·서강대 종교학과 4년)씨도 『전공분야 원전 독해력도 키울 수 있고 살아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사진은 조씨처럼 어려서부터 한문을 몸으로 익힌 노장층과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배운 30, 40대 젊은 교수로 구성됐다. 조씨는 『가르치는 게 배우는 게요. 요즘 인간성이 상실되고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는데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전인교육이 필요합니다』라며 『동양고전은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며 그 본성을 어떻게 올바로 함양해서 완성된 인간(전인)을 만들 수 있는가를 논합니다』고 말한다. 수강료는 과목별로 4개월에 4만∼12만원. (02)762―8401.<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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