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관계개선 일정 등 고려 의도적 긴장국면은 피할듯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 가족의 망명은 단기적으로는 남북관계, 북·미관계 등에 찬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장대사 망명이 우리 정부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다 북한이 김정일의 주석직 승계를 앞두고 미국과 일본 등과의 관계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비동맹외교의 선봉인 장대사의 망명을 황장엽 비서 망명에 버금가는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번 망명이 우리측과의 교감하에 진행됐다는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 또 장대사의 잠적후 행적과 제3국체류 등 저간의 사정을 되짚어볼 때 장대사의 망명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황비서 망명후 다소 긴장된 남북관계가 형성됐다 풀어졌던 전례에 따라 북한은 이번 사안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긴장국면으로 몰고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한은 지난달 비무장지대 총격전이라는 위험수위를 넘기고 대북경수로 사업착공, 4자회담 을 위한 1차 예비회담 등을 개최했다』며 경수로사업 및 다음달 예정된 4자회담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당국자는 『황씨 망명사건이 오히려 4자회담 및 대북경수로 사업진행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다만 북한은 기존 협상의 틀을 이용하며 장대사 망명처리과정을 협상카드로 활용, 최대한 실익을 챙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대한적십자사의 북한지원 2차분 곡물 5만톤을 예정대로 전달할 계획이고 신포의 경수로 부지정지공사도 정상적으로 진행시킬 계획이다.
한편 장대사 망명은 북·미, 북·일간의 접촉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자회담을 지렛대로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추진중인 북한이 섣부른 대결국면 조성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북·미간의 미사일협상에는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의 중동 미사일수출의 거점인 이집트에 근무한 장대사가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 수출에 관한 상당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이 확실해 장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할 경우 고급 군사정보들이 미국측으로 흘러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이영섭 기자>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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