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안시설 마무리공사 해수 담수화시설 완공/어민·연구자 숙박시설 추진/종합해양과학기지 구상…/‘인간의 섬’으로 바꾸어 우리땅으로 다진다국토의 막내둥이 독도가 한 걸음 한 걸음 우리곁으로 다가 오고 있다. 침탈당한 역사의 한을 넘어, 일본의 잇단 영유권 주장이 몰고 오는 파도를 뚫고….
200해리 배타적 경제수역(EEZ)설정을 앞둔 한일 양국간의 어업협정 개정 협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거듭할 수록, 주변 해역을 아예 공동어로구역으로 삼으려는 「독도 낙태」 기도가 강해질수록 「우리땅 독도」의 기지개에는 힘이 실리고 있다.
아직도 넘어야 할 난관은 있지만 접안시설 설치공사 등 다양한 「우리땅 다지기」가 순조로워 독도의 미래는 한결 밝아지고 있다. 일본과의 어업협상, EEZ 설정 등 앞으로도 치러야 할 홍역도 그리 걱정이 되지 않을 만큼 당당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독도를 우리땅으로 다지기 위한 작업에는 민·관이 따로 없다. 정부 당국과 각종 민간단체, 울릉도 주민들까지 나서 다방면으로 독도를 가꾸고 있다.
장기적으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을 원천봉쇄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독도의 「유인도화」 작업. 유엔 해양법 조약이 섬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거주를 지속할 수 없거나, 그 자체로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암석」에서 벗어나 사람의 삶이 함께하는 곳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독도 접안시설 공사. 172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95년말부터 동도 서쪽 해안에 건설중인 접안시설은 80m길이의 부두와 146m의 진입통로를 갖춘 해상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너비 5m, 높이 1.5m, 전체면적 440평 규모로 500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다. 경비대의 보급품 등을 나르는 수송선의 정박과 하역, 중소형 선박의 피난에 이용될 예정이다.
공사를 맡고 있는 삼협개발측은 『공정이 예정보다 늦어 60%대에 그치고 있지만 올해안에는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접안시설이 완공되면 유인도화 및 독도 관광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인도화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물 부족도 해수 담수화 시설 완공으로 상당부분 해결됐다. 90년대초 소규모로 가동을 시작한 담수화 시설은 바닷물을 걸러 하루 최고 2만ℓ의 물을 만들어 낼 능력을 갖췄다. 독도 경비대원과 어민들의 식수 및 생활용수로 제공하고도 남아 독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도 있다.
어민과 연구자들을 위한 현대식 숙박시설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서도에 있는 기존 어민 숙소가 지나치게 좁고 낡아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 어렵고 보기에도 좋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 경상북도는 기존 건물을 헐고 큰방 두개와 부엌, 화장실, 샤워시설을 갖춘 40평 규모의 건물 공사를 10월에 시작할 예정이다.
그동안 사회단체 행사나 학술연구 등 특별한 경우에만 허용됐던 독도 여행도 한결 자유로워졌다. 대아페리는 지난 3월 극일운동시민연합(회장 황백현)이 개최한 「독도 3·1절 기념문화제」 를 계기로 포항 해운항만청의 허가를 얻어 일요일마다 독도에 유람선을 띄우고 있다. 섬에 발을 디딜 수는 없지만 독도 주위를 돌며 기암괴석 등을 돌아볼 수 있다.
유인도화 전망도 밝다. 독도에 주민등록을 하고 실제로 생활했던 사람은 주민 1호 최종덕씨(87년 작고)와 사위 조준기(36)씨 가족, 김성도씨 부부 등 7명. 접안시설과 어민숙소 등 생활 기초시설이 완공되고 독도관광이 본격화하면 독도와 울릉도에서 절반씩 사는 「반주민」이 아니라 1년 내내 독도에 거주하는 주민이 늘어날 전망이다.
독도 경비대 시설도 보강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말 경비대용 유류탱크 4기와 식품저장시설이 완공됐고 새 경비대 막사와 화물운반용 리프트도 건설되고 있다. 이와 함께 26해리까지 항로표지를 할 수 있는 유인등대도 세워진다. 등대원 숙소와 전망대까지 갖춘 유인등대는 10월에 착공돼 내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3월 독도에 수신전용전화(0566―791―0001)가 설치돼 일반인들이 독도경비대와 직접 통화할 수 있게 돼 독도의 외로움도 많이 덜어졌다.
바위섬인 독도를 초목이 자라는 푸른 섬으로 가꾸려는 운동도 꾸준하다. 73년 울릉애향회가 조림을 시작한 이후 울릉군과 독도사랑회, 푸른독도가꾸기모임 등 여러 민간단체가 매년 나무심기 행사를 거듭하고 있다. 척박한 토양에도 불구하고 향나무 해송 섬괴불 동백 후박나무 보리장 등 그동안 심어온 1만2,000여 그루가 곳곳에서 자라고 있다.
독도 장기개발 구상도 무르익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독도의 체계적 개발을 위한 기초조사 실시를 통해 2001년까지 인근해역에 종합기상·해양 관측부표와 관측탑을 갖춘 종합해양과학기지를 세운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극일운동시민연합은 독도에 주민을 상주시키기 위해 동도와 서도 사이 8,000여평을 매립, 어업기지와 어민상주시설, 수산물 가공공장, 담수화 시설 등을 조성하자는 개발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이제 독도는 더이상 외로운 「새들의 고향」이 아닌 「인간의 섬」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민가가 들어서고 관광객이 붐비는 독도를 볼 날도 멀지 않다.<배성규 기자>배성규>
◎독도의 자연조건/동·서도 등 18만6,000㎡ 소군도/기묘한 형상 바위와 절벽 장관/괭이갈매기·슴새 등 ‘새들의 고향’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 산 42∼76번지. 동경 131도 52∼53분 북위 37도 14분 00∼15초. 울릉도 동남쪽 약 92㎞.
우리 영토의 동단인 독도는 동도와 서도 등 두개의 주도와 주변 36개의 작은 암초로 구성된 소규모 군도이다. 주변의 작은 암초를 포함한 면적이 18만6,173㎡(1952년 11월 한국산악회 조사단 측량)로 가로 세로 400m의 정사각형에 들어가고 조금 남는 정도다.
서도가 동도보다 크고 가장 높은 곳도 168m로 동도의 98m보다 높다. 동도 동남쪽으로 뾰족한 바위가 솟아 있어 멀리서 보면 세개의 봉우리로 보이기도 한다. 250만∼450만년전 해저 화산의 분출로 만들어진 독도는 원래 하나의 바위 덩어리였으나 바닷물의 침식작용으로 오늘날의 형태를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식작용에 의해 해안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됐고 해변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동도의 작은 자갈밭이 전부다.
이런 자연 조건이 사람의 거주를 허용하지 않아 독도는 오랫동안 무인도로 남아 왔다. 그러나 동도 동남해안에는 많은 해식동굴이 있고 독도 전체에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절벽이 장관을 이루어 관광지로서의 잠재력이 있다.
연간 강수량은 1,400㎜가 넘고 월 평균기온이 1월 1도, 8월 23도로 전형적인 해양성 기후의 특성을 보인다. 그런데도 토양층이 발달하지 못해 사철나무 등 일부 관목과 잡초만이 자생한다. 3종의 목본식물을 포함, 50여종의 식물이 보고돼 있을 뿐이다.
그러나 바닷새 번식지로 대단히 중요하고 최근에는 철새의 중간 휴식지로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바다제비와 슴새, 괭이갈매기의 번식지는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돼 있다. 독도를 상징하는 괭이갈매기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낸다고 이런 이름이 붙여졌으며 2월 하순에 찾아와 4월에 알을 낳는다. 새끼들이 태어나는 5월께는 괭이갈매기가 독도를 뒤덮다시피 한다.
자생의 육상 포유류는 없고 오랫동안 물개와 비슷한 강치가 주변암초에 서식했으나 1900년대초 일본인들의 남획으로 고비를 맞은 이후 수가 점점 줄어 그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독도 주변의 청정해역에는 해조류와 어패류도 적지 않다. 전복과 소라는 예로부터 유명했고 미역과 다시마, 우뭇가사리 등도 많다.<황영식 기자>황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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