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투여+침·기치료/양방 화학요법 병행하면 부작용 줄고 면역력 높아져「절망의 질병」 암에 도전하는 명의들이 있다. 현대의학은 뇌의 움직임을 3차원적인 영상으로 잡아내는가 하면 태아를 꺼내 수술 한 뒤 다시 자궁에 넣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암은 정복이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암은 개인의 생활습관과 환경오염, 정신적 스트레스 등 과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방에서는 인체의 사기(질병유발인자)가 정기(질병에 대한 저항력)를 눌러 암이 생긴다고 본다. 따라서 정기를 높이고 사기를 억제하는 부정거사가 암치료의 기본원칙이다.
경희대한방병원 유기원(57) 교수는 집요하게 암치료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유교수는 암 중에서도 위나 장에 발생하는 소화기암의 한방치료에 임상경험이 풍부하다. 30여년간 소화기분야의 궤양이나 염증질환을 집중적으로 다루다 자연스럽게 암연구로 이어졌다.
한방 암치료의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 94년에는 「대한한방종양학회」를 창립,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발병 후 일정기간을 넘긴 암은 한방으로도 완치가 안된다. 다만 암을 조기 절제한 후 양·한방 병합치료를 하면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양방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암환자만이 한방을 찾는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조기발견을 통한 체계적인 임상실험이 불가능하다. 한방종양학회를 중심으로 동물실험 등을 통해 암의 실체를 규명하는 노력을 진행중이나 아직은 양방의 보조적인 치료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치료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약과 십전대보탕 보중익기탕 등 면역력을 높이는 약을 병행 투여한다. 한방치료를 양방의 화학요법과 병행하면 항암치료에 따른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인체 저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유교수는 『말기 암환자라도 체질이나 질환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한방치료를 하면 수명을 연장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광대전주한방병원 진료부장 문구(42) 교수는 특히 위암 치료에 일가견이 있다. 위암은 맵고 짠 음식 섭취 등 나쁜 식생활과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하지만 인체의 저항력 약화가 더 근본적인 원인이다. 따라서 환자의 면역기능을 강화하면서 암세포를 억제하는 부정항암탕을 증상에 맞게 가감, 투여한다. 이밖에 침과 뜸, 기치료도 병행한다. 그러나 한방치료와 함께 국소적으로 양방적인 절제수술, 화학약물요법 등을 병행하면 한가지 치료만 했을 때보다 효과가 훨씬 우수하다.
문교수는 『수술요법의 경우 말기 위암이나 전이돼 재발한 위암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다. 양방의항암제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효과는 강력하나 정상적인 기운도 상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양방 결합치료를 하면 위암환자의 생존기간이 연장되고 생활의 질이 향상되며 항암치료의 부작용도 감소한다』고 설명했다.<고재학 기자>고재학>
□프로필
유기원
▲64년 경희대 한의대 졸업 ▲86∼90년 경희대한방병원장 ▲현재 경희대 한의대 교수·대한한방종양학회장
문구
▲80년 원광대 한의대 졸업 ▲88년 동대학원 한의학박사 ▲현재 원광대 한의대 부교수 겸 전주한방병원 진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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