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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본능… 솔직히 바라보라”/민용태 교수 ‘성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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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은 본능… 솔직히 바라보라”/민용태 교수 ‘성의 문화사’

입력
199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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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일처 제도의 완성과 위기/그리고 대안적 성문화인 유니섹스의 타당성 등 다양한 측면서 조명중고생들이 등장한 포르노 비디오 「빨간 마후라」 파문은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음을 말해준다. 민용태(54) 고려대 서문학과 교수는 「성의 문화사」에서 우선 성을 솔직하게 바라보라고 권고한다. 맹자와 동시대인 고자는 일찍이 「식색성야」, 즉 먹는 것과 성행위를 인간의 본성이라고 갈파했다.

그러나 근엄한 유가의 법도에 의해 역사는 지배돼왔다. 성의 억압과 왜곡은 그렇게 출발했다.

이 책은 남성의 일부다처 성향, 또 그와 쌍을 이루는 여성의 일처다부 능력으로부터 출발한다. 이어 일부일처제라는 가장 기초적인 사회체제에 대한 논의가 펼쳐진다.

일부일처제의 완성과 위기, 유니섹스로 대표되는 대안적 성문화의 타당성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성문화를 조명한다.

이 시대, 여성은 여자가, 남성은 남자가 되는 길은 무엇일까? 「여성이여, 여자가 되라! 여성이여, 남자가 되지 말라! 남성과 다르다는 자부심을 느껴라」 「여성성과 남성성의 조화, 생명성과 이성의 차별화와 조화만이 우리의 오늘을 살리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는 주장이 결론이다.

민 교수는 이 책이 『스페인의 철학자 오르테가 이 가세트에서 발원하는 특유의 철학방법론인 「인류학적 형이상학」에 따른 사색의 결과』라고 밝혔다. 칸트나 헤겔의 이성중심적 진리만이 유효하다는 생각은 이제 폐기돼야 한다는 것이다. 생명적 이성(razon vital)을 통한 진실 접근방식을 그는 제시한다.

시인인 필자 특유의 명료한 단문을 읽는 재미도 덤으로 따른다. 「돈 환」 등 유명 문학작품에서 뽑은 적절한 인용문은 자칫 달뜨기 쉬운 주제를 지긋이 눌러준다. 문학아카데미 발행, 1만2,000원.<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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