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내에서 금연운동 등으로 폐업위기에 놓인 미국담배회사들이 해외밀수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최근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세계각국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사법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한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규모 담배회사들이 상당수국가의 암시장과 연결된 중간거래상들에게 매년 수십억달러 상당의 담배를 팔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0년간 전세계 담배밀수는 3배로 늘었다. 해외에서 판매되는 담배의 4분의 1가량이 밀수조직을 통해 나간다는 사실을 업계관계자들도 인정할 정도다. 물론 담배회사들은 자신들이 밀수를 부추기는 일은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최근 몇개국에서 진행된 범죄수사결과 담배산업 관계자들이 밀수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공개된 재판기록에 따르면 미국의 2대 담배회사인 RJ 레이놀드사는 캐나다 담배밀수 혐의로 고발된 몇몇 중간거래상들에게 호화스런 낚시여행을 주선했다.
95년의 한 여행에서 이 회사의 영업사원들은 중개상들과 밀수에 관해 농담을 주고받기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담배밀수는 해당국 정부에 매년 160억달러 정도의 피해를 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밀수가 특히 청소년들의 흡연을 억제하려는 각국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사실이다. 밀수담배는 대체로 정상품의 3분의 1가격에 팔린다.
최근 담배암시장의 판매고가 급증한 이유는 유럽 세관의 검사가 허술해진 점과 러시아와 동유럽시장의 개방 등 여러가지이다. 또 국내에서 떨어지고 있는 판매고를 해외시장확대로 보충하려는 미국회사들의 자구노력과도 맞아 떨어진다.
미국담배들이 좋은 품질때문에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종 높은 관세와 수입제한 등의 장벽에 부딪치곤 한다.
담배밀수는 유럽뿐 아니라 담배산업을 국가가 독점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정부는 국내판매 담배의 4∼5%를 차지하는 밀수품을 근절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나 쉽사리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워싱턴=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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