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정치개혁」 시간이 없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정치개혁」 시간이 없다(사설)

입력
1997.08.27 00:00
0 0

공정하고 돈 적게 드는 선거와 정치의 틀을 마련할 책무를 지닌 국회 정치개혁입법 특별위원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심회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여야가 특별위의 구성비율로 근 보름동안 실랑이 끝에 어렵게 합의하더니 이번에는 특위에 참여하지 못한 민주당의 의사방해로 위원회를 가동하기는 커녕 위원장과 간사선출 등 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다.한마디로 이번 특별위구성에서 민주당을 제외시킨 것은 잘못이다. 국회법 48조 1항에 「위원회는 의원수의 비율로 구성한다」고 규정된 만큼 민주당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했다 해도 「무소속의 몫」으로 참여시켰어야 했다. 이 때문에 신한국당과 국민회의 자민련이 장차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게 될 조순 서울시장을 고립화시키는 한편 기득권을 옹호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는 비난이 나와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통합선거법, 정당법, 정치자금법, 선관위법, 국회관계법 등을 손질하게 될 이번 특별위는 한보비리와 92년 대선자금에 대한 반성에서 오는 15대 대통령선거를 최대한 돈 적게 들이고 공정하게 치를 수 있는 틀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의는 막중하다. 하지만 처음 여야가 고비용 정치구조개선에 한 목소리를 내어 당장이라도 「돈선거와 돈정치의 체질」을 뜯어 고칠 듯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해득실과 관련, 경계와 늑장 자세를 보이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문제는 특별위가 할 일은 많은데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이다. 즉 특위의 활동시한은 내달 말까지다. 그때까지 작품을 내지 못할 경우 이를 마지막 정치개혁으로 여기는 김영삼 대통령이 중대 단안을 내려 정부 뜻대로 만들겠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은 결코 없어야 하며 여야가 합의하에 성안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 선관위가 선거준비를 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만 한다. 적어도 선거 3개월전인 내달 중·하순까지는 완성시킬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다음 국민에게 계몽할 시간이 있어야만 한다. 이런 절박한 상황임에도 5개 법안중 신한국당이 선거법 등 2개안 만을 냈을 뿐 두 야당이 한건도 내지 않은 것은 한심한 일이라 하겠다.

더욱 마음을 졸이게 하는 것은 특위가 정상 가동된다 해도 정치자금의 지정기탁제의 존폐, 옥외집회와 사조직허용 여부, 선관위에 사법권 부여 등 여야간에 의견이 맞서고 있는 사안이 한두 가지 아니라는 점이다. 3당은 금명간 특위를 구성하고 5개 법안을 2개 소위로 나누어 심의, 추석전까지 타결시키기로 했으나 결국은 내달 말 여야가 편의에 의해 졸속 개정하거나 또는 끝내 불발시키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되풀이 강조하거니와 정치개혁 입법은 정치권이 국민에게 모처럼 속죄, 반성, 분발하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돈 적게 드는 선거와 정치의 틀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3당이 진정으로 개혁의지가 있다면 민주당을 설득한 후 국민의견을 수렴하여 밤을 새워 개혁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