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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시장과 대권/이진희(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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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시장과 대권/이진희(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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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리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축구광이다. 6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토요일이면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축구장에 나와 시청간부들과 땀을 흘린다. 작달막한 키에 단단한 몸매,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그의 모습은 「불도저」란 별명 그대로다. 그는 6월21일 루즈니키 축구장에서 열린 모스크바 거주 한인 교민사회와 모스크바 시청간의 친선축구대회에서 성난 불도저처럼 뛰었다. 교민팀에 합류했던 조순 서울시장은 그의 엄청난 체력에 혀를 내둘렀다.리즈코프 시장은 요즈음 모스크바 정도 850주년 기념 행사준비로 바쁘다. 일부에서는 그를 「무에서 유를 만든 시장」이라고 부른다. 92년 6월 시장취임후 그가 바꿔놓은 모스크바를 보면 그같은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에 대한 모스크비치(모스크바 시민)들의 지지는 거의 절대적이다. 끊임없는 변화추구, 확고한 시정 장악력, 강력한 추진력 등이 인기의 비결이다. 그는 지난해 6월 모스크바시장 선거에서 무려 90%의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그의 대권도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대권을 넘보는 모스크바시장」을 다룬 18일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부인하기도 했다. 시정 전념이 그 이유다. 「포스트 옐친」을 겨냥한 그의대권도전은 앞으로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발표될 것이다. 그에게는 이미 확실한 모스크바 표밭이 있고 축구를 통해 체력과 동지애를 다진, 모스크바판 「민주산악회」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조직도 있다. 선거판을 이끌 총알(자금)도 충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하면 조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대선출마는 겉보기에 어쩐지 허술해 보인다. 민주당이라는 남의 조직에 무임승차한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서울이 확고한 그의 표밭도 아니다. 산신령이란 그의 별명도 불도저와는 달리 안겨주는 이미지가 마뜩찮다. 첫 민선시장이라는 타이틀이 대권도전으로 인해 크게 훼손되지나 않을지.<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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