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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는 ‘사악한 구세주’/타임지 9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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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스는 ‘사악한 구세주’/타임지 9월1일자

입력
1997.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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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애주의자에게는 두가지 원칙이 있다. 하나는 온갖 비난에도 불구, 무조건 돈을 긁어모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돈을 사회단체에 기부해 그동안의 반감을 존경심으로 바꿔놓는 것이다.홀로코스트(대학살) 생존자이며 엄청난 자본력의 소유자인 조지 소로스는 헌신적인 사회활동가이자 박애주의자이다. 그는 구 소련권 국가나 사라예보처럼 내전과 가난이 휩쓸고 있는 지역이면 어디든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기금으로 지원해왔다.

금융 언론자유 인권신장을 목적으로 수백만달러를 투자한 「열린 사회 재단」은 그가 벌이고 있는 박애활동의 상징이다.

1930년 헝가리계 유대인 변호사의 아들로 태어난 소로스는 47년 영국 런던으로 이주하면서 「열린 사회」라는 개념을 창시한 철학자 칼 포퍼 교수에게서 큰 감명을 받았다. 미국에 정착한 56년부터 60년대말까지는 세계도처에서 주식을 사고 팔아 이득을 챙기는 방법을 터득했다.

80년대들어 「박애주의자로의 귀환」을 선언한 그는 그러나 정치적 영향력이 없는 자신을 항상 유감스럽게 생각했다. 베를린 장벽이 붕괴될때 그는 당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에게 새로운 마셜플랜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했고 이것이 그가 환투기범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

92년 여름 유럽화폐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독일 분데스방크의 분석에 힌트를 얻어 그는 「공격」을 개시했다.

이탈리아 리라화를 대량 방출, 가치를 곤두박질시켰다. 다시 수십억달러어치의 영국 파운드를 내다 팔았다. 급기야 9월16일 영국정부는 급락하는 파운드를 살리기 위해 이자율을 2% 올리는 극약처방을 썼다.

이같은 환투기를 통해 10억달러를 벌어들였고, 「영란은행 파괴자」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올 여름 동남아 금융시장 붕괴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모하메드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로부터 범죄자로 비난받았다.

이후 그는 『이 일을 통해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과 접촉할 수 있는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술회했다. 그는 미 볼티모어시에 5년간 500만달러를 투자해 마약 등 사회병리를 치유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볼티모어는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모든 병폐가 한 곳에 집결해 있는 「문제도시」이기 때문이다. 사악한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그는 어떤 억만장자도 해내지 못한 위대한 「구세주적 박애주의자」이기도 하다.<정리=황유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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