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크렌츠 전 구동독 공산당 서기장에게 25일 유죄판결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을 비롯한 국경개방결정을 내린 자가 다름아닌 그였기 때문. 89년 10월 에리히 호네커를 승계해 서기장에 오른 그는 불과 한달만에 동독인 대량탈주와 국내외의 압력에 굴복, 장벽을 개방했다. 그는 이 때문에 두달후 SED에서 출당조치 됐다.76년 공산당청년동맹(FDJ) 위원장으로 두각을 나타낸 그는 83년 SED 국가안보담당 서기를 맡으면서 최연소 정치국원이 됐다. 「호네커의 황태자」로 불린 강경파였으나 예상밖으로 서기장 승계후 대규모 민주화 시위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통독후에는 부동산회사에 취업, 월급쟁이로 변신하는 이색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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