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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파워엘리트가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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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파워엘리트가 흔들린다

입력
1997.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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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잇단 계획망명 탈북러시 점차 현실화장승길 이집트주재 북한대사 일가의 망명은 황장엽씨 망명사건 이후 예상돼온 북한 핵심층의 탈북러시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장대사의 망명에는 일단 신변불안 등 개인적인 동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장대사처럼 체제를 이탈할 소지가 있는 인물이 어떻게 북측의 보안체계를 뚫고 망명할 수 있었는가에 있다. 지난 2월 망명한 황장엽씨의 경우도 이미 오래전부터 김정일체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공공연히 드러내고 오랫동안 탈출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황씨가 일본 방문후 베이징(북경)에서 망명하는 과정을 사실상 속수무책으로 방치했다. 결국 황씨나 장대사나 북한의 일선 보안관계자들이 마음대로 관리할 수 없는 고위 핵심층이라는게 공통점이다. 북한 외교관의 망명은 91년 고영환 콩고주재 1등서기관, 96년 현성일 잠비아주재 3등서기관에 이어 세번째이나, 국가원수를 대표하는 공관장급으로는 처음이다. 더욱이 그는 친형인 장승호 프랑스주재 북한대사관 참사관 가족과 망명하는 등 장기간 주도면밀하게 탈출을 준비해온 흔적이 있다. 북한측이 「관리」할 수 없을 정도의 고위층이 충동적이 아닌, 계획적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도 기회 포착이 가능한 인사들의 망명사태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권력핵심층이 이같은 「분해과정」에 접어들 경우 북한측 태도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북한측은 현재 주변강국과의 4자예비회담, 남북간의 경수로 사업, 미일 등과의 양자간 수교회담 등 대외관계 개선을 동시다발적으로 벌이고 있는데, 탈출러시의 정도에 따라서는 전반적으로 완급을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미국측의 개입은 역설적으로 이번 망명사건이 북한측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귀결될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황씨 망명에 대해 북측은 결국 가능한한 파장을 줄이는데 주력했다』면서 『이번에도 「괴로운 일은 가능한한 빨리 잊자」는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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