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과감한 외자유치/수출경쟁력 급상승에 양국 수평분업 전환/치밀한 대중투자 필요한중간 경제협력은 중국의 과감한 개방개혁정책이 몰고 온 동아시아 정치경제구도의 변화와 더불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양국간 수교 전 해인 91년과 5년후인 96년을 비교하여 보자.
그동안 중국은 교역면에서 4.5배 증가한 199억달러로 우리나라 총교역량의 7.2%를 차지하면서 미국 일본에 이어 제3위의 교역상대국으로 떠올랐다.
또 투자진출은 6,000여만달러에서 26억6,000만달러(투자잔고기준)로 증가, 우리나라 해외 총투자의 19.4%에 달하며 40억달러의 미국에 이어 제2위 투자상대국으로 부상하였다. 인적 교류도 연간 12만여명에서 74만여명으로 증가하였다. 당초의 들뜬 기대와 달리 서로에 대해 무지했던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속도임에 틀림없다.
이처럼 빠른 발전에 중국의 개방정책과 실리외교, 양국간 경제 보완구조, 우리 기업의 적극성, 지리적 인접성에 따른 이점 등이 작용하였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처럼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빠르게 증대하는 것은 우리 뿐 아니라 일본 미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도 마찬가지이다.
그간 한중간 교역에서의 두드러진 변화는 규모의 급증과 함께 교역 상품구조가 종전의 수직분업 형태에서 수평분업 형태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80년대에 우리는 주로 1차상품을 수입하고 중화학제품을 수출하는 전형적인 수직분업 형태를 보였는데 수교이후 양국간 동종산업 내에서 공정간 분업이 이루어지는 수평분업 단계로 옮겨가는 과정이다. 이는 최근 중국경제가 고속성장과 외자기업의 유치에 따라 산업구조 및 수출입구조의 고도화를 급진전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해야 할 특징이다.
최근 양국을 둘러싼 주위 경제환경의 급변, 특히 중국의 변화는 앞으로 양국간의 협력이 더욱 활기에 넘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중국경제의 변화는 역사적인 것이었다. 중국정부가 「사회주의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공표한 것이 우리나라와 수교하던 해(수교 두달 후인 92년 10월14일 전인대에서 채택)였으며 그후 중국경제는 두자릿수의 고속성장을 지속하면서 서방을 경악시켰다. 이 무렵 세계은행, 미중앙정보국(CIA), 영국재무성, 국제통화기금(IMF) 등 세계 주요기관들은 중국경제가 21세기에 미국경제를 추월할 것이라고 앞을 다투어 중국경제 낙관론(다른 측면은 위협론)을 내놓았다. 또한 7월에는 홍콩이 순조롭게 귀속되어 앞으로 중화경제권의 역동성을 활용한 21세기 경제대국의 비전을 보다 선명하게 하였다.
오늘날 중국경제의 발전전략중 중요한 특징은 과감한 해외 직접투자 유치에 있다. 올해 중국의 해외 직접투자 유치규모는 2,000억달러(실제도입 기준)를 돌파하게 된다. 그중 우리나라는 1.5%수준인 30억달러 정도를 투자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선진공업국의 기술 및 자본과 자국의 값싼 임금 및 지가를 결합하여 21세기 「세계의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제품의 경쟁력이 급속하게 상승하는 것은 이같은 적극적인 직접투자 유치와 크게 연관되어 있다. 지난해 미국의 소비자 만족도에 관한 갤럽 여론조사에서 중국 제품은 41점으로 우리 제품(34점)을 7점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추세는 경공업제품에서 전자제품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세계시장과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근래 산업구조 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국(주로 발해만 지역에 집중)으로 섬유류 조립금속 신발 가죽 등이 이전되어 나갔다. 대중국투자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중국의 경제정책이나 시장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에 둔 투자를 하기 보다는 기업들이 안고 있는 내부문제를 서둘러 이전하려는데 있다.
홍콩을 합하면 중국은 이미 미국과 일본을 앞지르는 우리의 최대수출시장인 동시에 최대무역흑자시장이다. 이는 우리에게 향후 두가지 과제를 던져 준다. 하나는 미·중 양국 사이에서 균형·실리외교의 요구가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며 또 하나는 시장경제 초기단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지니고 있는 중국경제가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라는 점에서 대비가 시급하다는 사실이다.
이밖에 북한의 경제개방과 관련해서도 중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한중간 경제협력은 동아시아지역의 정치 경제구도의 변화와 맞물려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산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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