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 대해 정부가 사실상 「도산방지보증」을 확약함에 따라 은행 및 종금사들의 해외신용도 추락위기는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우선 이번 조치는 내달초로 예정된 미국신용평가기관 S&P의 국내은행, 특히 제일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재평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P사측은 당초 이달말로 예정됐던 신용등급 재평가시기를 연기하면서 『한국정부의 금융대책에 따라 평가결과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장기신용등급 BBB-로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발행 최저선에 놓여있는 제일은행은 금명간 「위험채권(정크본드)」으로 분류되는 BB등급으로의 하락이 기정사실로 간주되어 왔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만으로 해외신용도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신용위기의 근본원인인 한보 기아 등 부실기업처리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도산방지보증」만으로 신용위기를 타개하기는 어려우며 「코리안 프리미엄」(한국금융기관에 대한 위험가산금리)의 소멸이나 축소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신용공백의 급한 불은 껐음에도 불구, 그 효과는 「고금리를 주고도 돈을 못빌리는 상황」에서 「돈은 빌릴 수 있지만 고금리를 줘야하는 상황」으로 바뀌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이성철·김준형 기자>이성철·김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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