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이 선물줄만큼 장 대사 신뢰”/혁명유가족 출신… 대학때 중동 현지교육/스커드 등 밀매관련 중요정보 알고 있을 것/부인 최해옥도 김일성 부자 총애 “결혼 주선”북한 외교관출신 귀순자 고영환(44)씨와 현성일(38)씨는 장승길 대사 부부의 망명과 관련, 25일 하오 덕수궁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고씨는 콩고주재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으로 근무중 91년 귀순했으며 현씨는 잠비아주재 대사관에서 3등서기관으로 있다 지난해 1월 한국에 왔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내용.
◇고영환
―장대사는 어떤 사람인가.
『장대사는 아버지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혁명유가족이다. 평양외국어대 아랍어과에 다니다 대학 2학년때 외교관선발을 위한 실습코스인 외교부의 양성통역과정에 선발돼 중동권에서 첫 현지교육을 받았다. 76년 중동권을 담당하는 외교부의 제5국에 보조지도원으로 정식배치됐다』
―조직내에서 장대사에 대한 평판은.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추진력이 뛰어나다. 부하직원의 신망도 좋다』
―장대사의 외교부경력은.
『80년에 중동국과장을 거쳐 82년에 제5국 부국장, 88년에 제5국장, 92년에 중동담당부국장으로 초고속승진을 했다. 장대사는 김정일의 생일인 2월16일에 직접 선물을 받을만큼 신임을 얻고있다. 내가 근무할 당시 외교부에서 김정일의 생일선물을 받은 사람은 외교부장 등 4명뿐이었다』
―장대사가 어느정도의 가치있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장대사 정도면 최근 4자회담과 관련한 북한입장 등 외교정책전반을 잘 알고있을 것이다. 특히 북한이 중동에 팔고 있는 스커드미사일 등 무기밀매와 관련된 정보도 중요하다』
―부인 최해옥씨는 어떤 인물인가.
『김정일이 주도해 만든 5대 혁명가극중 최고였던 「꽃파는 처녀」의 첫 주인공으로 북한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김정일이 외교관과의 결혼을 원하는 최씨의 부탁을 받아들여 결혼을 주선했을 정도로 김일성 부자의 총애를 받았다』
―장대사 망명의 의미는.
『황장엽 전 노동당비서에 이은 장대사의 망명은 북한내 고위층의 위기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엘리트층의 패배주의와 좌절감을 드러내준다』
―북한 외교관들이 해외근무를 할때 받는 충격이 클텐데.
『충격을 받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외교관은 이같은 충격과 자신들이 북한에서 선발된 분자라는 엘리트의식 사이에서 많은 갈등을 겪는다』
―북한외교에서 이집트공관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가.
『외교부에서 속칭 「먹을 알이 있는 대사관」으로 불리는 알짜배기 공관이다. 또한 시리아 이란과 함께 중동권의 거점국가이다』
◇현성일
―외교관들의 일반적인 생활은.
『북한의 국제적 지위가 떨어진데다 경제난으로 외화조달마저 끊겨 공관유지를 하기 조차 힘든 상황이어서 외교관들의 심적 동요가 많다. 체제에 대한 인식이 해이해진 것은 사실이다』<이동국·김정곤 기자>이동국·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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