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정부,대통령에 ‘항명’… 군부도 동조보스니아 세르비아계의 개혁을 추진하던 빌랴나 플라브시치(67) 스르프스카 공화국 대통령이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강경파들이 장악하고 있는 정부가 23일 플라브시치 대통령이 헌법을 우롱하고 있다면서 그에게 더이상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항명」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플라브시치가 의회해산과 조기총선 실시에 대해 무효판결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따르지 않는 것을 빌미 삼아 개혁에 대한 역공을 취하고 있다. 한때 플라브시치의 손을 들어주었던 군부도 정부 선언에 대해 침묵, 강경파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전범 라도반 카라지치를 지지하는 강경파들은 그동안 플라브시치의 개혁정책에 대해 못마땅해왔다. 자신들이 대통령에 추대했던 그가 태도를 돌변, 집권 세르비아 민주당(SDS)과 담을 쌓는가 하면 관료들의 부패를 문제삼는 등 기득권에 도전했기 때문이다.
강경파들은 특히 플라브시치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외세를 등에 업고 세를 부풀리고 있는 데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는 20일 보스니아 평화안정군에게 반야 루카의 경찰본부를 급습토록 요청, 560명의 카라지치 지지파 경찰간부를 제거했다. 때문에 이번 「항명」은 플라브시치를 앞세워 카라지치 체포작전에 나선 외세에 대한 경고로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강경파와 플라브시치의 대립은 이제 자체 해결의 도를 넘었다고 분석했다. 세 불리를 절감한 플라브시치도 이날 『공화국의 분리는 데이턴 평화협정에 위배된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와 관련, 클라우스 킨켈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스르프스카공화국이 가능한 한 빨리 조기총선을 실시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플라브시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이에대해 강경파가 개입이라고 즉각 반발하고 나섬으로써 양측간 긴장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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