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2차대전이 물려준 냉전체제라는 인위적인 틀을 깨고 수교를 한지 24일로 5주년이 됐다. 양국은 지난 5년동안 괄목할 관계발전을 이뤄 50년간의 공백을 꾸준히 메우고 이제 21세기를 향한 공동번영의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다.하지만 최근 수년간의 양국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치나 외교관계 등은 실종되고 경제관계만 우뚝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금년 상반기 교역액이 이미 100억달러를 넘어섰고 96년말 현재 실제 대중투자액이 37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경제교류가 타분야를 압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한 현 세계 조류의 큰 흐름이 경제임을 부인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에게는 경제관계를 넘어선 근린국가로서의 상호협력이 절대적으로 요청된다. 양국간에는 무구한 문화교류, 한반도의 분단현실, 200여만명의 동포 등 고려할 사항이 너무나 많다.
「중국을 넘어야 한국이 산다」는 말도 있지만 현장에서 보는 중국의 장벽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5년을 돌이켜보면 우리는 얻은 것도 많지만 중요한 것도 많이 잃었다. 개선할 점도 숱하게 발견됐다.
우선 200만 재중동포들의 조국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원인은 차치하고라도 「사기피해」사건과 한국인 여행객들이 보여준 「황금만능 풍조」 등은 순박한 사회를 뒤흔들었다.
중국인들에게는 한국인이 근검절약할 줄 모르고 허세를 부리며 낭비하는 민족,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안하무인격인 사람들이라는 심각한 오해를 낳았다. 게다가 수교 당시 그토록 큰 기대를 걸었던 중국을 통한 대북한 관계개선도 전혀 기대에 못미쳤다.
한중 수교 5주년을 막 넘긴 지금 우리는 경계관계 뿐만이 아닌 대중국 마스터 플랜을 마련해 차분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아시아태평양 시대의 주역이 되기위해서는 중국과 사랑과 우정이 넘치는 공존공영의 진정한 동반자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베이징>베이징>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