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한테 효도하는 세상/효가 뭔지 일깨워주는 이야기 44편 만화로 그려우리가 어릴때는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는 기척이 있으면 꼭 문앞에 서서 인사를 하곤 했다. 요즘은 거실에서 열심히 TV를 보느라 눈도 돌리지 않는 아이에게 어른들이 누누이 보채야만(?) 그 인사라는 걸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우리집은 가난하지도 않았는데 상을 들여가기 전에 늘 어머니가 주의를 주시곤 했다. 『이런저런 반찬은 너희들 것이 아니니 다른 반찬으로 먹으라』고. 물론 우리도 할머니와 아버지를 위한 특별 반찬을 당연하게 여겼었다. 그러나 요즘은 세상이 바뀌어서 그야말로 자식한테 「효도」하는 세상이 돼버렸다.
「내가 부모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따지는 세대이다. 요즘 아이들은 부모가 자신의 욕구충족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여긴단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떻게 효를 가르치나? 그 해답이 윤승운 선생님이 그리신 우리 조상들의 효이야기 「아버지 떡드이소」이다. 그 유명한 노래자가 칠십에 색동옷을 입고 구십인 부모앞에서 재롱을 부렸다는 이야기부터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효에 관한 이야기 44편이 만화로 꾸며져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무덤옆에 움막을 짓고 3년간 시묘살이를 한다는 이야기는 나자신이 학생때 뿐아니라 최근까지도 「참 허례허식이다」라고 우습게(?) 여겼었다. 공자가 「썩은 등걸에는 조각을 할 수 없다」고 게으름을 질책했던 재아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그가 당시로서는 생각하는 것이 좀 앞서갔는지 공자님께 따졌단다. 『1년이면 됐지 3년상은 너무 길지 않나요』라고. 내 마음과 꼭 같았다. 공자님이 답하시기를 『자식이 태어나서 3년이 지난 연후에야 부모에게서 벗어나게 된다. 너는 3년간 부모에게 사랑받음이 없었단 말인가』
3년상은 부모품에서 젖먹던 기간을 가르치는 것으로 정확히 28개월이다. 거기에도 그렇게 깊은 뜻이 있었던 것이다. 자녀와 부모가 같이 읽으면서 「효」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는 귀한 만화책이다. 「효」를 가르치면서 절대 고리타분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이은애 소아과전문의>이은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