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경기지사와 신한국당 박찬종 고문은 24일 저녁 서울 강남의 H 음식점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상호협력과 연대를 다짐,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두 사람은 모두 경선이후 이회창 대표와 거리를 유지해온데다 당내에서 독자출마 가능성이 가장 높은 주자들로 거론돼왔다. 때문에 이날 회동은 현재의 대선 4자구도 변화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이지사의 제의로 회동한 이들은 40여분만에 측근들을 통해 5개항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합의문 발표후에도 맥주를 곁들여 식사를 하며 1시간동안 대선정국 전반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등 시종 긴밀한 유대를 과시했다.
합의문에는 이지사나 박고문의 독자적 행보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없었다. 그러나 「정권재창출에 적신호가 켜진데 대해 우려한다」, 「획기적 국면전환이 있지 않으면 신한국당 재집권이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내용은 당 안팎의 비상한 시선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가장 민감한 합의사항은 「획기적 국면전환」. 이지사나 박고문은 『이렇게 만난 것 자체가 국면전환 아니냐』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후보교체 주장을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 이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들은 이어 당내개혁, 정치개혁, 국정개혁 등의 시대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두 사람이 마음을 비우고 함께 노력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합의했다.
이들은 만찬도중에 향후 거취에 대해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대표를 적극지원 ▲당내에서 연대해 비주류 활동 ▲서로 연대해 대권도전 ▲각자 독자출마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측근들은 『두 사람의 향후 거취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지사와 박고문은 세대교체와 문민개혁 계승 등을 명분으로 서로 연대해 대선구도를 재편하는 방안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있다』고 말했다. 만일 이들이 연대해 독자후보를 출마시킬 경우 대선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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