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와 교육부가 예산협의에 있어 가장 뻣뻣하다. 농어촌구조개선사업으로 42조원이 잡혀있고, 국민총생산(GNP)의 5%라는 교육예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마치 맡겨놓은 돈을 내놓으라는 식이다』 지난해 예산을 짤 때 재정경제원 예산실 관계자가 들려준 말이다.다시 예산철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 같다. 농어촌구조개선사업과 교육투자가 우선 삭감 항목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부진 등으로 세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들어올 돈이 적으니 쓸 곳을 줄일 수 밖에 없는데, 이들 분야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다른 사업에 비해 덜 중요하다는 평가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업인데 언젠가는 줄 것 입니다. 이번에도 당정협의 과정에서 어느 정도 조정될 것 입니다』라는 것이 농림부 관계자들의 「대책」이다.
농림부는 농업부문에의 투자가 왜 절실하고 필요한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려 하기 보다는 주위에서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한 관계자는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42조원의 구조개선사업이 최대한의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농업발전을 위한 투융자를 98년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힌 것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내년에 구조개선사업이 끝나더라도 99년부터 다시 농어촌에 재투자하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고 집권을 하게되면 즉각 실시하겠다』고 말한 것을 내세우고 있다. 대통령 공약사항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판에 정치가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비를 만들어 뿌리는 세상에 농림부는 하늘만 쳐다보고 농사를 짓겠다는 천수답 시대의 사고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농림부는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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